'인터파크송인서적' 회생 두고 출판계-인터파크 간 갈등 심화

입력 2020-06-30 17:41   수정 2020-07-01 00:27

국내 2위 출판 도매업체인 인터파크송인서적의 기업회생 절차를 둘러싸고 모회사인 인터파크와 출판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출판사 10곳으로 구성된 인터파크송인서적 채권단 대표단은 30일 서울 동교동 한빛미디어 리더스홀에서 ‘인터파크송인서적 사태 설명회’를 열고 인터파크의 조속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김학원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인터파크송인서적은 2017년 송인서적 부도 사태 이후 많은 출판사가 스스로 송인서적 부채를 탕감해주는 대신 지분 27%를 보유하게 된 회사”라며 “그런데도 인터파크는 우리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이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7년 200억원에서 지난해 400억원으로 매년 매출은 늘었고 적자 규모는 줄고 있는 회사를 수익률 개선이 되지 않는다며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며 “인터파크는 문제 해결을 위해 출판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파크송인서적이 최근 경영 악화를 이유로 2017년 12월 인수한 지 2년6개월 만인 지난 8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6일 인터파크송인서적에 대한 기업회생 개시를 결정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이번 사태와 관련한 피해 실태를 접수한 결과 현재까지 414개 업체가 도서 납품 대금 등 채권 35억원어치(인터파크송인서적 보유재고 20억원 제외)가 묶이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출협은 인터파크송인서적과 거래하던 출판 업체가 2400여 곳, 서점은 900여 곳이어서 실제 피해액은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출판계는 “인터파크가 적극적인 수습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덕래 인터파크 도서사업부장은 “지분 74%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채권 회수를 위한 노력에 지원하는 등 최대한 지원하겠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도 투자사일 뿐 주주로서 주권 이상의 책임을 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채권단 대표자들이 지난 19일 인터파크 본사를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도 강동화 인터파크 대표로부터 “출판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계는 결국 집단행동에 나섰다. 29일 서울 역삼동 인터파크 본사 앞에서 열린 ‘인터파크 규탄 출판인 총궐기대회’에서 18개 출판단체는 “인터파크가 송인서적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출판계에 절대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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