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LNG선 대박' 해운진흥으로 이어가야

입력 2020-06-30 18:09   수정 2020-07-0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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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조선 시장은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올 1분기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71.3% 감소한 233만 총t, 금액으로는 77% 줄어든 54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6월 4일 카타르에서 LNG 선박 100척 수주 낭보가 날아왔다. 총액 700억카타르리알(약 23조440억원)의 초대형 수주계약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각각 카타르로부터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연간 10척 정도씩 총 100척의 LNG선 건조를 위한 선석예약 계약(슬롯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에 명시된 일자에 해당 도크를 확보한다는 것으로, 내년 중에 본 계약이 체결될 것이다. 현재 글로벌 LNG 시장은 공급측면에서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 셰일 원유·가스는 물론 러시아, 나이지리아, 모잠비크 등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LNG를 효과적으로 수요처에 공급할 수 있는 LNG 선박의 확보가 중요한 판매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카타르의 LNG선박 수요 배경에는 자국 가스전인 노스필드(Northfield) 확장이 있다. 카타르 국영석유와 엑슨모빌이 주도해 2024년 출범 목표로 미국에서 개발하는 골든패스LNG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LNG선박과 기존의 노후화된 LNG 선대를 대체할 선박이 필요하다. 카타르는 생산능력을 현재 연 7700만t에서 2027년 연 1억2600만t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보유 LNG선박도 74척에서 190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번 LNG선박 100척 수주는 국내 해운의 일감 창출로도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카타르의 LNG 수출은 카타르 석유공사가 선박을 배선하는 ‘착선인도’ 계약이어서 모든 선박 배선 권한을 카타르 석유공사가 갖고 있다. 이번 LNG선 신조도 조선소와 해운선사를 각각 다른 입찰을 통해 선정한 후 조선소와 선박 운영선사를 연결하는 통칭 ‘맞선’ 방식으로 시행할 것이다. 그동안 조선소 입찰을 할 때 해당 조선소가 건조할 선박을 운영할 선사를 기입해 응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과거와는 달리 국내 조선소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카타르 LNG의 최대 수입국이다. 2018년 기준, 가장 많은 1415만t을 수입했고 2위는 인도로 1113만t, 3위는 일본으로 1003만t을 수입했다. 이런 LNG 수입 실적이 LNG 선박 100척 수주에 큰 힘이 됐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해운선사가 운영선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정부·조선소·해운선사 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그렇게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돕는 것이 진정한 해운 지원책이 될 것이다.

LNG 관련 사업으로 신속히 참여해야 할 분야는 LNG 벙커링(연료 공급) 사업이다. 그동안 국내 항만에서도 꾸준히 연구되고 계획도 갖고 있다. 영국의 로열더치셸은 카타르 국영석유와 합작으로 선박용 벙커링 사업을 전개하는 신규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세계 주요 항만에서 LNG 연료를 공급할 계획이다. LNG 조달, 저장, 연료 공급선의 배치 등 LNG 연료의 안정 공급체제를 구축해 고객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셸은 이미 LNG 공급선 3척을 북유럽에서 운영 중이다. 2020년에는 동남아시아에서도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연료 공급선을 배선할 계획이다. 카타르 국영석유도 이런 벙커링 사업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고 수익도 올리려는 것이다.

우리나라 항만과 해운선사도 합작해 벙커링 사업에 조기 진입함으로써 향후 환경규제에 따른 LNG 연료 사용 선박의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환경에 대한 국제기구의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새로운 이익창출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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