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농협중앙회 전 계열사의 종합손익은 4043억원으로 파악됐다. 전년 동기(3644억원)에 비해 399억원(10.8%) 증가했으며 중앙회가 세웠던 이익 목표(3316억원)를 21.9% 초과 달성했다.
분야별로 보면 유통과 사료 판매 등을 하는 경제지주 이익이 크게 늘었다. 농업경제 부문에서 491억원, 축산경제 부문에서 57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농업경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이익이 363% 늘었고, 축산경제는 흑자전환했다.
농업경제는 코로나19 사태의 반사 이익을 봤다. 외식이 크게 줄고 집밥을 먹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하나로마트 등 대형 유통채널 매출이 늘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다른 대형마트와 달리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 포함된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농협이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지정되며 마스크 매출이 증가한 것도 보탬이 됐다. 이에 힘입어 하나로유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네 배 가까이 늘어난 198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1~5월 적자 상태였거나 이익을 거의 내지 못했던 농협유통, 충북유통, 부산경남유통, 대전유통 등 다른 유통 계열사도 적게나마 이익을 냈다.
금융지주는 같은 기간 7909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7억원 감소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등에서 이익이 늘었지만 은행과 증권의 이익이 각각 196억원, 965억원 줄어들었다. 농협 관계자는 “금융 부문 이익이 소폭 감소했지만 목표치 대비로는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의 이 같은 호실적은 이 회장이 지난 3월 19일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비용 절감에 노력을 기울인 것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3월 이후 비정기적으로 비상경영대책 보고회를 열어 관리성 비용 절감 추진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이익을 달성한 계열사도 관리성 비용 절감률이 낮으면 평가에서 감점하는 등 비용 절감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농협 관계자는 “이 회장이 외부에서 볼 때는 지나치다고 느껴질 정도로 비용 절감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며 “8년간 농협 감사위원장을 했던 꼼꼼함이 회장이 된 뒤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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