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한 SK바이오팜이 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통상 기업공개된 종목의 주가는 1~2개월간 수급에 따라 좌우된다는 게 증권업계의 정설이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 주식수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이다. 하지만 상장을 앞두고 상장 당일 유통 주식수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투자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어떻게 생긴 오해일까. SK바이오팜의 총 유통주식수는 전체 발행 주식수의 25%인 1957만8000주다. 이 중 우리사주조합에는 5%에 해당하는 391만5662주가 배정됐다. 나머지 20%인 1556만2648주가 일반 공모물량이었다. 이중 일반 청약 투자자들은 391만5662주, 기관은 1174만6986주를 배정받기로 돼있었다.
기업공개 전 수요예측에 따르면 기관은 신청 물량 중 81.15%에 의무보유확약기간을 설정했다. 의무보유확약이란 보유 주식을 특정 기간 동안 팔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의무보유확약기간을 설정하면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상장 당일 기관 보유 물량보다는 일반 투자자 보유분인 391만5662주가 주로 거래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실제 공모주 배정 결과는 달랐다. SK바이오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기관은 당초 배정 물량보다 146만8731주 많은 1321만5717주를 배정받았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됐던 391만5662주를 SK바이오팜 임직원들이 모두 소화하지 못하면서 실권 물량이 기관에 추가 배정됐다. SK바이오팜은 임원 6명, 직원 201명이 총 244만6931주를 배정받았다.
기관 배정 물량인 1321만5717주 가운데 확약 기간이 없어 상장 당일에도 거래 가능한 주식 수는 631만920주로 나타났다. 기관 배정 물량중 52.25%만 의무보유확약기간에 걸려있다. 당초 시장에서 알고 있던 81.15%와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이유는 이렇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바이오팜에 공모한 기관 수는 국내 960개, 해외 117개 등 총 1077개다. 국내 기관은 95억5100만주, 해외 기관은 2억4800만주를 신청했다. 전체 기관 신청건수 중 2.53%만 해외 기관 신청 물량이다. 하지만 기관에 배정된 공모 물량중 45%에 해당하는 594만주 가량이 해외 기관에 배정됐다.
해외 기관 중 의무보유확약기간을 설정한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 수요예측 때와 달리 미확약 물량이 확 늘어난 이유다. 나머지 55%를 국내 기관이 나눠받았다. 주관사가 해외 기관 등과 협의해 자율적으로 정한 결과다. 통상 5대 5 ,4대 6 정도 내에서 관행적으로 정해진다. 업계에서는 "역차별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금감원측 관계자는 "국내 기관과 해외 기관의 공모주 배정 비율은 업계의 자율적 판단 사항이고 증권신고서 의무 기재 대상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측 관계자는 "해외 기관 배정 물량은 의무보유확약기간이 없고, 우리사주 실권 물량까지 더해지니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주식 수가 1000만대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공모주 신청 건수에 대비 배정도 많이 받은 외국인들로서는 상장 당일 수익실현에 나서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역대 IPO 흥행 2위인 제일모직이 상장한 당일에도 외국인은 4000억원을 넘게 순매도하면서 수익 실현에 나선 바 있다.
개인투자자들로서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당초 투자자들사이에서는 유통물량이 적은 만큼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뒤 상한가)' 기대가 컸다. 하지만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 장이 열린 뒤 주가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로 시작하면 외국인들은 적극적으로 수익 실현에 나설 것"이라며 "거래량이 폭발하면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상장 당일 신규 진입하는 투자자들은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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