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살인 사건 중 역대 최악의 강력사건으로 꼽히면서도 장기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던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경찰 수사가 30여년 만에 공식적으로 마무리된다. 다만 공소시효가 만료돼 살인사건에 대한 처벌을 불가능하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대규모 수사본부를 꾸려 약 1년간 대대적인 재수사를 벌였고 그 결과를 2일(오늘) 오전 10시 언론브리핑을 통해 발표한다. 배용주 청장(치안정감)이 직접 그간의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배 청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 사건 재수사 배경과 과정, 결과, 수사의 의의 등 사건 전반에 대한 수사 결과를 국민에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또한 그간 모방범죄로 알려지며 진범 논란을 빚은 8차사건, 실종으로 종결됐던 초등생 사건 등에 대한 잠정 결론도 내놓을 전망이다.
30여년간 범인의 윤곽조차 나오지 않았던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당시 사건 현장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가 처제 살해 혐의로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던 이춘재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재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 1년간 7차례에 걸쳐 이 사건 재수사 브리핑을 가졌다. 이를 통해 밝혀진 이춘재의 범죄는 국민을 경악하게 했다.
그간 경찰이 발표한 내용을 종합하면 이춘재는 1986~1991년 경기 화성지역 일대에서 부녀자, 여자아동, 노인 등 14차례 살인범죄를 저질렀다. 또 화성지역을 비롯해 경기 수원과 충북 청주 등 타지역에서 발생한 30여건의 강간 및 강간미수 범행도 그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대표적 장기미제 사건으로 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으로 영화화하기도 했다.
다만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더라도 이춘재는 처벌받지 않는다. 공소시효가 만료돼서다. 현재 이춘재는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사건(1994년)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중이다.
최초 사건 기준으로 34년만에 밝혀지는 진실인 만큼 이날 최종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경찰은 브리핑 후 8차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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