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이 프랑스 파리 인근 오피스빌딩을 토대로 조성한 재간접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가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상장 절차를 본격화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이 물꼬를 트면서 앞으로 이 같은 방식의 해외 재간접 리츠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이 이 리츠의 공모 청약 전 사전 홍보·마케팅 일정을 일주일로 단축하면서 해외 실물 부동산을 자산으로 한 제이알자산운용의 '제이알 글로벌 리츠'와 같은 날 공모 청약 일정이 진행되게 됐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달 29일 ‘마스턴 프리미어 1호 리츠’의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관련법에 따라 금감원이 접수한 상장 예정 종목의 증권신고서는 접수일 다음날부터 15일 후에 효력이 발생한다. 상장 예정 종목은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부터 일반 투자자에게 해당 종목과 관련된 세부적인 내용을 홍보할 수 있다. 마스턴 프리미어 1호 리츠의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일은 오는 15일이다.
이 리츠는 프랑스 파리 인근 뇌이쉬르센시에 있는 크리스털 파크 빌딩(사진)에 투자한 부동산펀드의 수익증권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재간접 리츠다. 크리스털 파크 빌딩은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 연면적(건축물 바닥면적의 합) 4만4866㎡ 규모 오피스 빌딩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프랑스 지사와 화장품 제조업체인 에스티로더가 주요 임차인으로 2028년까지 임대계약을 맺고 있다.
이 빌딩은 지난해 6월 삼성증권이 프랑스 부동산 투자회사 이카드로부터 약 9200억원에 사들인 건물이다. 대출과 임대 보증금 등을 제외한 지분 투자금액은 약 3739억원이다. 현재 마스턴투자운용이 조성해 운용하고 있는 ‘마스턴 유럽 제9호 펀드’를 통해서 투자금이 운용되고 있다. 리츠 상장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공모하는 지분은 삼성증권이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1100억 원에 달하는 물량이다. 전체 펀드 지분의 24.08%에 해당한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상장을 추진하며 공모 청약 전 사전 홍보·마케팅 기간을 일주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법에 따라 상장 예정 종목은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한 날로부터 45일 안에 공모 청약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대부분의 종목들은 효력 발생일부터 2~3주 동안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마케팅에 집중한다. 공모 청약 전 해당 종목에 대해 널리 알려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마스턴투자운용이 일반적인 일정과 달리 사전 홍보·마케팅 기간을 일주일로 줄인 건 한 발 앞서 상장 절차에 들어간 제이알투자운용의 ‘제이알 글로벌 리츠’와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대형 오피스빌딩인 파이낸스타워를 자산으로 삼은 제이알 글로벌 리츠는 지난달 22일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접수했다. 마스턴투자운용보다 일주일 앞선 일정이다. 마스턴 프리미어 1호 리츠의 홍보·마케팅 기간이 일주일로 줄어들면 두 리츠의 상장 절차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게 된다. 마스턴투자운용은 '해외 부동산 상장 리츠 1호'라는 타이틀을 제이알자산운용과 함께 보유하게 된다.
마스턴 프리미어 1호 리츠의 기관 수요 예측은 오는 16, 17일 이틀간에 걸쳐서 진행된다. 공모주 청약은 오는 22~24일 사흘간에 걸쳐서 이뤄진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이번 리츠 상장으로 기존 주력사업이던 부동산펀드 분야 외에 리
츠 분야에도 본격적으로 힘을 싣게 됐다”며 “특히 이번 리츠는 해외 부동산을 자산으로 삼은 첫 번째 재간접 리츠가 상장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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