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심상찮다. 엿새간 확진자가 45명이 발생하는 등 집단감염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방역당국도 광주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2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4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해외입국자 1명(38번 환자)을 제외한 44명은 모두 지역사회 내 감염자다.
현재까지 파악된 집단감염 경로는 아가페실버센터·광주사랑교회 16명, 금양오피스텔 15명, 광륵사 6명 등으로 파악됐다. 제주여행 뒤 확진된 환자와 그의 가족·지인 등 5명도 확진자로 분류돼 치료 중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42번 환자가 공익형 일자리로 일했던 북구 푸름꿈작은도서관에서 접촉했던 70대 남성도 확진 판정을 받아 76번 환자가 됐다.
지역사회 내 감염에 따른 확진자 44명의 연령대는 30대 1명, 40대 1명, 50대 14명, 60대 19명, 70대 9명 등이다. 60~70대 중·장년층이 63.4%로 과반을 넘는다. 상대적으로 고령층이 위험하다는 뜻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광주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해 지난 2월 대구 상황과 비교하면서 "바로 지금 확산세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1차장은 "대구의 경험을 비춰보면 20명에서 200명을 넘어설 때까지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광주와 인근 지역 시민들의 우려가 크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임을 자제하고 사람과 사람 간 거리를 최소한 1m 이상 유지하고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달라"며 "손을 자주 씻고, 손잡이 등 접촉이 잦은 곳은 수시로 소독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확산 속도도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번지는 양상이다. 지역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7일에는 4명이 신규확진됐다. 같은달 28일과 29일에는 각각 4명, 3명이었다. 지난달 30일 12명으로 늘었고 이달 1일에는 하루에만 22명이 확진자로 추가됐다.
이번 지역감염 전파가 시작되기 전인 6월26일 기준 누적 확진자는 33명이었다. 불과 6일 만에 확진자가 2배(증가율 136%)를 넘게 급증했다.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급속히 확산하자 방역당국은 광주지역 방역단계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했다. 단계 격상에 따라 실내는 50인 이상, 실외는 100인 이상 집합 또는 모임행사가 금지된다.
특히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은 이날부터 이틀간 등교가 일시중단된다. 오는 6일부터 15일까지 초·중학교는 등교인원 제한 조치가 진행된다.
도서관이나 미술관, 박물관 등 모든 공공시설은 15일까지 2주간 운영을 중단하고 유흥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집단운동, PC방 등 고위험시설도 2주간 집합이 금지된다. 스포츠행사는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해야 하고 공공기관은 유연·재택근무 등을 통해 근무인원을 제한해야 한다.
노인요양시설도 2주간 면회금지 및 종사자 외출 차단 등 선제적 코호트격리를 실시하며, 모든 입소자와 종사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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