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엔 SK바이오팜을 제외하고도 주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 이상 뛴 ‘대박’ 공모주가 여러 개 나왔다. 일반청약에서 1552 대 1을 기록하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낸 엘이티의 이날 종가는 1만8200원으로 공모가(7800원) 대비 1만400원(133.3%) 올랐다. 엘이티는 코로나 역설의 대표 사례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에 디스플레이 제조설비를 공급하는 이 업체는 지난 1분기 고객사의 주문 물량이 줄자 몸값을 전략적으로 낮춰 투자자의 관심을 모았다. 발광다이오드(LED)업체 서울바이오시스는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본 기업이다.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살균 기능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이 회사는 이날 공모가 7500원 대비 130.7% 오른 1만7300원에 마감했다. 비대면 서비스로 주목받은 온라인 리서치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도 이날 공모가(6800원)보다 83.1% 오른 1만2450원으로 장을 마쳤다.
공모가 대비 주가가 빠진 세 곳은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10.5%)와 암진단기업 젠큐릭스(-22.2%), OLED제조업체 엔피디(-15.7%) 등이었다.
공모주 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진 것과는 반대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지난 5~6월 각각 일반청약을 진행한 이베스트스팩5호와 NH스팩16호는 공모물량을 다 채우지 못하고 청약 미달이 났다. 지난달 29~30일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던 미래에셋대우스팩5호는 아예 상장을 철회했다.
그간 밀렸던 상장예비심사도 거래소로 몰려들고 있어 종목별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5~6월 한국거래소에 접수된 상장예비심사는 총 2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건에 비해 30%가량 늘었다. 올 하반기엔 방탄소년단(BTS)이 속한 연예기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등 IPO ‘대어’가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증권업계가 보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예상 기업가치는 최대 6조원 수준이다. 일반공모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도 하반기 수천억원대 공모를 할 예정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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