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해임 vs 윤석열 퇴진'…여야 세게 붙었다

입력 2020-07-02 17:34   수정 2020-07-02 18:33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둘러싼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충돌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간 팽팽한 힘겨루기가 격화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사퇴로 해석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가 하면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추 장관이 본분을 망각하고 윤 총장을 끄집어 내리는데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반법치 행태를 벌인 추 장관을 즉각 해임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어 "대통령이 침묵을 지키는 것은 추 장관을 비호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해임하지 않으면 추 장관은 국회에 의해 탄핵 소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 원내대표는 "탄핵 소추안을 이르면 내일쯤 접수할 것"이라며 "추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남용하고 불법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는 등 검찰청법을 여러 차례 위반해 탄핵 소추 요건은 차고 넘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결국 추 장관이 말한 '결단'이란 검찰을 권력의 발아래 두려는 한 줌 허망한 지휘권 남용이었음을 알게 됐다"며 "문 대통령은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추 장관도 이날 윤 총장을 상대로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전격 발동했다. 추 장관은 '결단'을 예고한 데 이어 수사의 적절성을 따지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절차 중단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대한 독립성 보장을 지휘했다.

추 장관의 이같은 지시는 수사팀의 반대에도 전문자문단 소집을 강행하던 윤 총장의 '마이웨이'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때문에 일각에선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윤 총장의 거취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국회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이 추 장관을 지원하고 나섰다. 윤 의원도 윤 총장에 대해 "측근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충성해온 조직을 위해 결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겨냥했다.

윤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중앙지검의 특임검사 임명 건의를 받아들이는 것이 조직을 위한 길 아닌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 총장이 소집을 결정한 전문수사자문단과 관련해선 "새 협의체를 구성하려면 검찰 내 이견이 있어야 하는데 대검 부장회의와 서울중앙지검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며 "구성 요건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이견이 있었다면 대검 부장회의와 지검 사이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윤 총장 본인 의사와 다르다는 걸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측근 검사장을 감싸기 위해 전문수사자문단으로 대체하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격"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법사위가 윤 총장의 출석을 요구할지에 대해선 "관행상 수사기관장을 국회로 불러 수시로 수사 관련 질문을 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9월 정기국회를 전후한 국정감사 시에는 당연히 출석해 답변하게 된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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