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화장품 품질 인증 수요 급증"

입력 2020-07-02 17:53   수정 2020-07-03 02:18

“매장을 가지 않고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사다 보니 제품의 효능·안정성 데이터를 고객에게 보여주려는 수요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박진오 대봉엘에스 대표(사진)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화장품 효능을 인증해주는 회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86년 원료의약품(API) 생산 회사로 출발한 대봉엘에스는 화장품 원료 생산과 화장품 임상 연구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혔다. 화장품 임상 연구는 대봉엘에스가 83.2%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에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피엔케이가 형(대봉엘에스)보다 나은 아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연세대 의대 출신이자 경영 2세인 박 대표가 피부 미백, 수분량 등 각종 피부과 평가 지표를 개발한 뒤 세웠다. 첨단 측정 장비를 도입해 연간 임상 수행 건수가 3000건에 달한다.

그는 “화장품을 매장에서 직접 발라보고 사는 문화가 언택트(비대면) 확산으로 바뀌고 있다”며 “물건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니 구매 과정에서 제품 효능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꼼꼼히 따진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회사들이 제품 효능을 광고하기 위해선 객관적이고 타당한 방법으로 시험한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피엔케이는 화장품 제품 효능을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해준다. 대형 화장품 회사들은 회사 내 임상시험 센터를 두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시험한 자료를 써야 한다는 표시·광고 실증제 때문에 자사 제품의 임상시험 결과를 쓰지 못한다.

박 대표는 “유튜브나 SNS 인플루언서들도 화장품을 팔 때엔 피엔케이의 인증을 받는 추세”라며 “판매자나 회사의 이름 값으로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125억원, 당기순이익은 54억원이었다. 매출 대비 순이익이 43%다. 올해엔 매출이 180억원으로 늘 전망이라는 설명이다. 화장품 관련 임상시험 수탁업체 중 점유율 1위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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