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2일 서울 충무로 포스트타워에서 ‘포스트 코로나 교육 대전환을 위한 총장과의 대화’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원격수업 혁신과제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일반 대학이 온라인으로 학·석사학위과정을 운영하는 방안을 허용하기로 했다.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또는 국내 대학과 공동교육과정으로 온라인 석사학위과정을 운영하거나 해외 대학과 공동으로 온라인 학·석사학위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이를 위한 기준과 절차는 올 하반기 마련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한시적으로 풀었던 원격수업 비중 제한은 완전히 없앤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원격수업 비중을 전체의 최대 20%로 제한하고 있다. 앞으로 대학들은 원격수업 개설 범위를 자율로 결정할 수 있다. 원격수업의 이수학점 제한도 100% 원격수업이 아니라면 대학에 맡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기회에 원격수업을 ‘뉴노멀’로 새롭게 정립해 대학 교육을 혁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온라인수업 규제 푼다
대학들은 학사·석사 과정의 거의 모든 수업을 원격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대학 규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극단적으론 1학점만 대면수업을 들어도 학위 취득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원격수업으로 석사학위 과정을 따는 것은 그동안 사이버대에만 허용됐지만, 이번 규제 완화로 일반대도 사이버대처럼 석사 과정을 원격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해외 대학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학사·석사 과정은 100% 온라인 수업만 들어도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국내 대학이 해외 대학과 공동 학위 과정을 운영할 때 전체 학점의 20%까지만 온라인으로 이수할 수 있었는데, 관련 규제를 없애고 100% 원격수업을 허용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유학길이 막힌 해외 학생들을 온라인 학위 과정으로 모으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등록금 반환 대책도 일부 내놨다. 교육부가 대학에 지원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집행 기준에 대한 규제를 풀어 대학이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반환해줄 여력을 갖추게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혁신지원사업비 총액의 30%로 제한된 ‘교육·연구 환경개선비’ 상한선을 40%로 늘렸다. 이렇게 되면 대학은 교비에서 지출해야 할 예산을 대학혁신지원사업비로 충당하고, 교비를 활용해 학생들을 위한 특별 장학금을 마련할 수 있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대학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개발 관련 인건비, 교육·연구 프로그램 개발 운영비, 장학금, 기타사업 운영경비 등 여섯 가지 항목에 쓸 수 있도록 교육부가 내년까지 3년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지원 예산은 총 8031억원이다.
이날 열린 ‘포스트 코로나 교육 대전환을 위한 총장과의 대화’에서도 등록금 반환에 대한 논의가 나왔다. 대학·전문대학 총장 31명은 대학들의 재정여건상 어려움을 밝히면서도, 학생 부담을 고려해 특별장학금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교육부에 설명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도 재정여건이 어려워진 대학들에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대학에 가해진 규제도 네거티브 방식으로 변경하고 대학에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기로 했다. 법령상 근거가 없는 규제는 폐지한다는 원칙 아래 재정비한다. 이와 함께 교지, 교사, 교원,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불리는 ‘4대 요건’ 등 대학 설립의 핵심운영 기준도 완화하기로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