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차기 충북지사로 거론되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2일 서울 서초구 반포 아파트가 아닌 충북 청주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시종 현 충북지사도 문재인 정부의 1가구 1주택 기조에 따라 집을 한 채 팔았지만 서울 송파구 아파트를 남기고 충북 청주 아파트를 팔았다.
현직 충북지사가 충북에 있는 아파트는 팔고 서울 송파구 아파트는 보유하는 게 타당하냐는 비판이 나온다.
때문에 충북 지역민들은 "버림받은 기분"이라고 호소하며 "그 지역 실거주 안 하면 (선거에)나오지도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의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화가 난다. 청주 시민을 개돼지로 보나", "청주에서 키워준 인물이 청주를 버리다니 다시는 근처로 오지 마라"는 댓글도 달렸다.
노영민 실장에 대해서는 청와대에 근무 중이라 서울 집을 남기는 게 어쩔 수 없는 선택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노 실장은 현재 관사에 거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영민 실장은 지난해 12월에도 다주택 청와대 참모진에게 집을 팔라고 권고했지만 본인도 지금까지 지키지 않았다.
청와대 측은 노영민 실장이 반포가 아닌 청주 아파트를 팔기로 한 것에 대해 "현재 반포 아파트에 아들이 거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전세가 걸려있는 다른 참모들보다는 더 처분이 간단하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노영민 실장이 '강남 불패'를 인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노영민 실장이 남기기로 한 반포 아파트는 전용면적 13평(20평형)으로 가격은 11억원대로 알려졌다. 30년이 넘었기 때문에 재건축 연한도 넘었다. 만약 재건축이 추진되면 집값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청주 아파트를 매각하고 반포 아파트를 택한 노영민 실장에 대해 "지역구 유권자 전체 가치가 강남 13평 아파트보다 못하다는 냉철한 판단. 그 투철한 합리주의에 경의를 표한다"며 "결국 자신을 뽑아준 지역구 유권자들을 처분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분들, 괜히 잘 사는 게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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