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족·재난지원금에 편의점 와인 매출↑…PB와인도 등장

입력 2020-07-05 06:56   수정 2020-07-05 06:58


최근 집 근처 편의점에서 와인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홈술족이 늘어난 데다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까지 더해진 결과다. 이 같은 수요를 노리고 이마트24가 주요 편의점 중 처음으로 자체브랜드(PB) 와인을 내놨다.

이마트24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단독 와인 브랜드 '꼬모'(COMO)를 출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마트24가 선보인 꼬모의 브랜드명은 '편리한 순간(Convenient Moment)'이란 뜻을 담고 있다. 꼬모는 칠레,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프랑스 등 산지의 와인을 1만원 이하 가격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첫 번째 와인은 칠레산 '꼬모 리제르바 까베네쇼비뇽'(750mL)과 이탈리아산 '꼬모 모스카토'(750mL)로, 판매가는 각각 99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저가 와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고객 지갑을 열기 위한 결정이다. 올 들어 홈술족이 증가하면서 가성비를 강조한 저가 와인 수요가 유통가에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까지 더해져 편의점에서 와인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 5~6월 주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2% 증가했다. 특히 와인 매출은 216.7% 급증했다. 지난달 ‘이달의 와인’으로 선정된 ‘라 크라사드’는 한달 동안 판매할 생각으로 들여온 초기 물량 1만 9000여병이 보름만에 완판됐고, 추가로 입고한 6500병도 모두 판매된 바 있다.

이마트24뿐 아니라 다른 편의점들도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경우 올 들어 지난달 17일까지 와인 매출 신장률은 30.9%를 기록했다. 특히 저가 와인 매출 신장률이 60.5%로 두드러졌다. 전체 와인 매출에서 저가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3년 전(2017년) 16.3%에서 올해는 30.5%까지 올랐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하지 못하는 대형마트에서도 저가 와인의 인기는 뜨거웠다. 롯데마트가 올해 1~6월 판매동향을 살펴본 결과, 6000원 이하 초저가 와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4% 폭증했다. 특히 초저가 와인 구매고객 중 기존에 와인을 구매하지 않았던 고객 비율도 절반에 달했다.

이에 이마트24가 주요 편의점 중에서는 처음으로 PB 와인 브랜드를 선보이며 한층 적극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CU·GS25·세븐일레븐 등 3사는 현재 PB 와인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백지호 이마트24 상품기획(MD) 담당 상무는 "와인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가성비 좋은 다양한 와인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유명 산지별 대표 와인을 시리즈로 선보이는 꼬모 와인을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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