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경 이공계 대학 평가에서 상위권 순위는 정량평가 지표인 창업·취업 지원과 교육의 질 개선에 얼마나 공을 들였느냐로 등락이 갈렸다. KAIST는 연구의 질과 창업 및 취업 지원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어 종합 1위 자리를 지켜냈다. 4개 정량 평가 지표 중 배점(150점)이 가장 높은 창업·취업 지원 부문에서 포스텍은 10계단 뛰어올라 공동 2위를, 대학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의 질에 중점을 둔 성균관대도 한양대(4위)를 제치고 공동 2위를 차지했다.
KAIST창업원에서는 2012년부터 학생창업 오디션 프로그램 E*5 KAIST를 운영하고 있다. 유망 사업 아이디어를 보유한 창업팀을 발굴해 창업분야 전문가 멘토링과 실제 사업화 단계까지 지원한다. 우수팀 3팀을 선정해 1등은 2000만원, 2등 1000만원, 3등 500만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한다. 총 245팀을 배출했고, 이들이 올린 누적 매출은 186억원, 투자유치금은 330억원에 이른다.
포스텍은 창업 및 취업 지원에 공을 들여 공동 2위에 올랐다. 교육의 질 부문에서 작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고, 창업 및 취업 지원에선 순위가 10계단 올랐다. 학생들의 현장실습 참여 비율을 높인 것은 물론 학생당 창업지원액도 전년보다 10배가량 늘렸다.
성균관대는 교육의 질 개선으로 해당 지표에서 5계단 뛰어올라 포스텍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은 특성화대학을 제외하면 상위권이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다른 대학들과 비교할 때 동문이 기부한 외부기금 규모가 큰 편이라 장학금 지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공계 졸업생의 성적도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 관리하고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전공 등 중요한 과목에선 상대평가를 적용해 A학점은 30% 이내에서 부여한다”며 “일부 교양 및 특수 과목 등에선 절대평가도 도입해 유연하게 성적관리를 한다”고 했다.
이번 평가에서 종합순위 9위에 오른 중앙대도 교육의 질 개선이 돋보였다. 중앙대 관계자는 “작년까지 5년간 정부의 대형 재정지원 사업단으로 선정돼 60억~80억원가량을 받아 실습실을 개선했다”며 “각종 아이디어 경진대회, 학술제, 멘토링 등 다양한 학생 관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공계 대학 평가는 국내 국·공립대 및 주요 지역 거점대학, 수도권 사립대, 이공계 특성화대 등 50곳을 대상으로 정량 및 정성평가를 해 종합순위를 매겼다. 정량평가는 4개 부문(교육의 질, 연구의 질, 산학협동 및 기술실용화, 창업 및 취업지원)의 22개 지표로 분석했다.
이공계 대학 평판조회(정성평가)는 공공기관, 대기업, 중소기업, 대학교수 등 1051명을 대상으로 조직 친화력, 창의적인 문제해결 방식, 전공이론 이해수준, 채용의향 등의 설문조사를 통해 점수를 매겼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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