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의 탄천초등학교에 다니는 형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형제 중 한 명은 무증세로 알려진데다 주변의 학원가를 다닌 것으로 알려져서다. 무엇보다 학교에 등교하면서 코로나19 확진을 받음에 따라 교육부에 대한 원망이 커지고 있다.
성남시는 탄천초등학교 1학년 남학생(7세)과 이 학생의 3학년 형(9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1학년생 동생은 지난 4일 발열 증상을 보여 분당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이 났다. 3학년 형의 경우 무증상이었는데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모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형제들은 모두 지난 2일 등교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 당국은 이에 따라 당일 학교에 나온 1·3·4학년 학생과 교직원 등 200여명에 대한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같은 반(전체 27명) 학생 11명(홀수반), 담임교사, 급식도우미, 학습도우미 등은 접촉자로 분류해 우선적으로 검체를 채취, 검사를 진행 중이다.
형제가 한꺼번에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탄천초등교는 오는 16일까지 등교수업을 하지 않고 원격수업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방역 당국은 확진된 형제의 감염경로와 함께 세부 동선,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학부모들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전염 가능성이 여전한 상태에서 등교수업을 하는 점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학부모는 "형제가 코로나 확진을 받았으니 부모맘이 어떻겠냐"며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등교하더라도 따돌림이나 소외감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집에서 몇달동안 잘 데리고 있다가 학교 가서 확진받다니 황당하다"며 "대체 교육부는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주변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또다른 학부모는 "부모가 음성이고 자녀들만 확진을 받을 걸로 보면 학원과 같이 아이들이 다니는 동선에서 감염된 게 아니겠느냐"라며 "월요일부터 학원이 학원이니 아이들이 몰려다닐텐데 빨리 자세한 동선이 공개됐으면 좋겠다"라고 글을 남겼다. 특히 이번에 확진을 받은 학생들이 정자동 학원가에 다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내용들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성남시는 거주지에 대한 방역소독을 완료했으며, 경기도 역학조사관과 심층역학조사 및 접촉자 분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