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인공지능(AI) 등 분야의 인재 확보에 공들이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고객의 숨은 수요를 빨리 찾을 수 있는 고객가치 창출의 핵심 수단으로서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이 지속적으로 강조되면서, 미래 선점을 위해 DX, AI 등 분야의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AI 석학 연구소장으로 영입
LG전자는 지난해 6월 캐나다 이동통신사 1위 ‘벨’ 출신의 AI 전문가 케빈 페레이라 박사를 영입해 LG전자 토론토 AI 연구소장으로 임명했다. 2018년 12월엔 조셉 림 미국 USC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임원급으로 영입했다. LG전자는 서울과 캐나다 토론토, 인도 방갈로르, 러시아 모스크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거점 조직을 두고 인공지능 연구개발(R&D)과 인재육성의 전초기지로 키우고 있다.계열사별로 DX 전담 조직을 구축하고 DX 인재 영입 및 양성에도 나서고 있다. 계열사 정보기술(IT) 시스템을 2023년까지 90% 이상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주요 소프트웨어 표준화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LG 테크콘퍼런스 행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LG의 미래를 만들어 갈 인재들을 찾는 행사다. 구 회장은 지난해 2월 LG 테크콘퍼런스가 열린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다. 구 회장은 당시 “최고 인재들이 미래 기술을 선도하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하우시스, LG유플러스, LG CNS 등 7개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콘퍼런스’에도 참석했다.
구 회장은 LG사이언스파크도 자주 방문하고 있다. 사이언스파크는 LG 미래기술 연구개발(R&D)의 산실이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수차례 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주요 제품 및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연구 인력을 격려했다. 지난 5월에도 출범 2년을 맞은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그룹 차원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외부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미래사업가 후보 제도도 LG만의 독특한 인재육성 전략으로 꼽힌다. 잠재력 있는 선임·책임급 인재 100여 명을 미래사업가 후보로 선발해 육성하는 것이다. “실력 있는 젊은 인재를 육성해 새로운 시도와 변화에 도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구 회장의 철학이 반영된 제도다.구 회장은 지난해 10월 미래사업가 후보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도전’을 당부했다. 올해도 “부족한 여건에서도 고객을 위한 최선의 솔루션을 찾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바로 사업가의 일이다” 등의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사업현장 방문 때에도 해당 분야의 미래사업가들이 참석해서 사업가로서 필요한 경험을 쌓고 있다.
LG는 세대교체와 외부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구 회장 취임 5개월 만에 이뤄진 첫 인사에서 미국 3M 수석부회장 출신인 신학철 부회장(LG화학)을 포함해 홍범식 전 베인앤컴퍼니 대표(현재 LG 경영전략팀 사장) 등 외부 인사를 적극 수혈했다. 지난해엔 1985년생 최연소 상무(심미진 LG생활건강 퍼스널케어사업 총괄)를 포함해 임이란 LG생활건강 상무(1981년생)와 김수연 LG전자 수석전문위원(1980년생) 등 30대 여성 상무 트리오가 탄생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5G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행 기술·제품 개발에 성과가 있는 우수한 인력 육성도 지속하고 있다.
연중 상시 채용으로 전환
채용 제도도 개혁했다. LG는 올해 하반기부터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종전 상·하반기 정기 채용에서 연중 상시 선발체계로 전환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업 부서가 필요한 인재를 즉시 뽑는 ‘속도감 있는 채용 제도’로 전환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신입사원의 경우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한다. 현장 중심 인재를 제때 확보해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경영 환경과 기술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LG는 인턴십 제도 이외에 산학협력, 공모전 등 다양한 채용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인재를 찾는다. 지난 6월1일부터 한 달간 열린, AI 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LG AI 해커톤’이 좋은 사례다. 나이, 성별, 학력에 관계 없이 오직 ‘실력’으로 우수한 성과를 낸 참가자에게 입사 및 인턴기회를 주는 채용방식이다. LG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성장을 준비하기 위해 당장의 인력 수급 차원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수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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