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이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룹 총수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영입에 공을 들일 정도다. 미래 먹거리인 4차 산업(지식 집약적 산업) 분야의 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인재 육성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직원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인재육성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게 대표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채용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선 상시·비대면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LG 역시 AI 인재 영입에 적극적이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캐나다 이동통신사 1위 ‘벨’ 출신의 AI 전문가 케빈 페레이라 박사를 영입해 LG전자 토론토 AI 연구소장으로 임명했다. 2018년 12월엔 조셉 림 미국 USC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임원급으로 영입했다.
현대차는 인재영입을 통해 모빌리티와 AI를 접목한 미래사업 역량 향상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연구를 총괄 지휘하는 신재원 UAM사업부장(부사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본부장 출신이다. 서비스플랫폼도 현대차의 관심사로 꼽힌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최근 영입한 정운철 모빌리티서비스플랫폼개발실장(상무)과 온라인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 출신 김일환 상무(데이터플랫폼팀장), KT에서 건너온 권오륭 상무(플랫폼사업전략실장)가 이를 반영한 영입 인사다.
삼성 LG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국내 대기업 고위 관계자들은 매년 두세 차례씩 해외에서 열리는 채용 행사에 직접 뛰어들기도 한다. 삼성전자가 2017년부터 미국에서 개최하고 있는 ‘테크포럼’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의 미래기술 전략과 차세대 방향성 등을 발표하는 자리지만 공식행사 이후엔 인재영입 활동이 활발하다.
LG는 매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LG테크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총수들이 직접 참여하는 LG의 공식적인 ‘미래기술 인재’ 영입 행사다. 고(故) 구본무 회장은 2018년을 제외하고 매년 참석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구광모 회장 역시 취임 이후 첫 출장으로 이 행사를 선택했다. 40여 개 테이블을 직접 돌며 대학원생들에게 ‘LG 입사’를 권유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각지에 퍼져 있는 계열사를 통해 석·박사 인력 입도선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현대차 글로벌 톱 탤런트 포럼’이 좋은 사례다. SK그룹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저지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2019 SK 글로벌 포럼’을 열었다. 반도체 바이오 등 분야 핵심 인재들을 초청해 최신 기술 등을 논의하는 이 행사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삼성전자도 ‘코어’, ‘리더십’, ‘엑스퍼타이즈’ 등 세 가지의 맞춤형 직원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삼성전자가 역점을 두는 교육 과정은 엑스퍼타이즈 프로그램이다. 분야별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목적이다. 임직원들이 자신의 직무에서 최고 전문가로 성장할수 있도록 체계적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신입사원 채용 방식도 시대 상황에 맞춰 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비대면 시대를 맞아 신입사원 정기 채용에선 처음으로 비대면 그룹 소통 방식인 ‘인택트’ 면접을 실시했다. 자체 개발한 그룹 영상통화 솔루션을 활용해 다자간 상호 의견을 주고받는 그룹면접 방식을 선보인 것이다. LG는 올해 하반기부터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종전 상·하반기 정기 채용에서 연중 상시 선발체제로 전환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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