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 불안이 지속되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후속 대책 마련을 지시했지만, 국민의 절반 가량은 후속 조치에 대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6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YTN 더뉴스 의뢰, 3일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50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에 따르면 부동산 대책 후보 조치가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49.1%에 달했다. 이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36.8%였고 '잘 모름'은 14.1%였다.
'효과 없을 것'이란 응답은 권역별로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등을 비롯해 대전, 충청권에서 이러한 응답이 높았다. 대구·경북에서는 66.2%, 대전·세종·충청에서는 60.0%로 전체 평균보다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부산·울산·경남(56.9%), 경기·인천(47.8%), 서울(47.0%) 등에서도 높은 비율로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광주·전라에서 67.3%로 나타났다.
주택구입을 하는 주요 연령층인 30~50대에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답변이 주로 우세했다. 간격 차이는 크지 않은 편으로 나왔다. 30대에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답변이 47.8%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답변(43.4%)를 앞질렀다. 40대는 46.8%(효과 없을 것)와 45.8%(효과 있을 것), 50대는 44.0%(효과 없을 것)와 39.4%(효과 있을 것)으로 답았다.
이념성향별, 지지 정당별로 보수·통합당 지지층에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66.2%, 82.6%이었다. 하지만 진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57.7%, 65.7%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5.6%, 무선(80%)·유선(20%)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통계보정은 2020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대,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 듯 국민들이 부동산 정책에 가지는 불신은 높아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 차례 실거주할 집이 아니면 팔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청와대 참모들조차 집을 안 팔고 버틴 것으로 드러났다. 참모들에게 주택처분을 압박했던 노영민 비서실장 마저도 뒤늦게 집을 처분하겠다고 발표하는 와중에 "반포 말고 청주 아파트를 팔겠다"로 말을 바꿔 논란을 자초했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본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집값 폭등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을 신뢰하는 문재인 대통령 때문"이라며 "무능이 입증된 김장관에게 또 대책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2개월 후면 역대 최장수 국토부장관이 된다.
김 본부장은 "국토부가 개발을 부추기고 투기를 조장해 왔다. 6월 17일 대책 같지도 않은 대책을 발표해 아파트값은 더 폭등하고 있다"며 " 임대업자 보유 주택은 문재인 정부 이전 20만채에서 160만채로 늘었다. 청와대 참모 37%가 다주택자고 국회의원 30%, 시의원 31%, 서울 구청장도 30% 이상 다주택자로 나타났다"며 정부와 김현미가 투기를 권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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