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의 기업워치] 외형·수익성 양 날개 편 SK매직, IPO 속도내나

입력 2020-07-07 09:38  

≪이 기사는 07월06일(09:3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매직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시점에 시장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경가전 렌털 계정 수를 빠르게 늘리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누리고 있어서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의 올 1분기 매출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3.5%를 기록했다. 2017년 만해도 15.8%에 그쳤지만 2년여 만에 7.7%포인트 껑충 뛰었다. 2017년 5.8%였던 영업이익률도 올 1분기에는 9.8%로 크게 높아졌다. 외형 성장과 함께 원가율이 낮은 렌털 매출 비중이 증가한 영향이다.

SK매직은 2013년 동양의 가전사업 부문이 물적 분할돼 설립됐다. 2014년 대주주가 동양에서 매직홀딩스로 변경됐다가 2016년 SK네트웍스가 매직홀딩스로부터 지분 100%를 사들여 SK그룹에 편입됐다.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 오븐, 식기세척기 등 주방가전과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환경가전의 제조·판매와 렌털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가스레인지와 전기오븐 등 주방가전 시장은 성숙기에 진입해 성장성이 그리 높진 않다. 하지만 생활 필수품인 탓에 지속적으로 수요가 나오고 있다. 가스레인지 시장은 줄고 있지만 전기레인지와 인덕션 등이 보완하는 추세다. 오히려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미세먼지 등 환경 이슈가 부각되면서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환경가전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SK매직의 실적을 봐도 주방가전의 수익창출능력이 안정적인 가운데 환경가전 렌털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거 동양그룹 소속 때부터 쌓아온 오랜 업력에 SK그룹에 편입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입지까지 높아진 덕분이다. 2013년 말 52만5000개에 불과했던 렌털 계정은 올 3월 말 기준 185만개로 껑충 뛰었다. 자연스럽게 렌털 매출은 2015년 1293억원에서 지난해 5742억원으로 확대했다. 경쟁 업체에 비해 후발주자지만 환경가전 렌털시장에서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 전망도 나쁘지 않다. 1~2인 소형 가구 중심으로 가구 구조가 재편되면서 렌털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특히 SK매직의 경우 결합상품 판매 등 SK그룹 차원의 영업 지원으로 고객 기반 확보와 유지가 용이한 편이다.

업계에선 "수요 환경이 나쁘지 않고 SK그룹 편입 이후 마케팅까지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도 외형 성장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물론 신규 계정 유치 과정에서 판촉비 등 운전자본 투자가 늘어 순차입금이 증가하긴 했지만 EBITDA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보니 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가 올 1분기 기준 1.4배에 그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SK매직의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꿨다. 현재 A인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여전히 SK매직(A)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매기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상향 조정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셈이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인력 확충 부담으로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장기간에 걸쳐 투자금을 회수하는 렌털 사업의 구조상 사업 확장기에 수반되는 운전자본부담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잉여현금흐름의 흑자 전환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SK매직의 향후 자본확충 등이 신용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SK매직은 중단기적으로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SK그룹의 대외 신인도와 유사시 지원 여력 덕분에 이미 현재 신용등급이 자체 신용등급보다 한 단계 높게 책정돼 있다"면서도 "일정 계정 기반을 확보한 이후엔 꾸준히 잉여현금이 창출되는 렌털 사업 구조를 감안하면 지속적으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좋아질 가능성도 높고, 결국 신용등급 상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IPO 등을 통한 자본확충과 재무구조 개선 수준도 SK매직 신용등급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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