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이 국회의원 재출마를 포기하고 프로파일러 일에 집중하게 된 이유로 가족을 꼽았다.
7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서는 화요초대석으로 프로파일러이자 전 국회의원 표창원이 출연했다.
표창원은 지난 20대 국회의원으로 활약했지만, 임기를 마치기 전 21대 국회의원 선거엔 불출마 하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됐다. 특히 표창원 의원은 프로파일러로 방송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전문성과 인지도를 두루 갖춘 인물로 알려졌던 만큼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표창원은 불출마 이유에 대해 "쉽지 않았다"며 "지난해 여름부터 가족회의를 했고, 저는 저대로 정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 놓았다.
또 "나는 30년 동안 범죄 현장에서 일하다보니 공평하게 법을 적용해야하는데, 정치는 그렇지 않더라. 우리 편에게 똑같이 적용하면 '내부 총질'이라고 했다"고 고충을 고백했다.
불출마 선언에 가족들이 기뻐했다는 반응도 전했다.
표창원은 "제가 출마하지 않겠다고 하니 가족들이 '감사하다'고 하더라"며 "그동안 사생활이 노출되면서 힘들어 했더라. 제가 성이 특이하니까 어딜 가도 '혹시?'라는 말을 듣고, 타의에 의해 신상이 공개되기도 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임기) 4년 동안 부족하긴 했지만 최선을 다했다"면서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국회의원에서 물러선 표창원은 현재 범죄가학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경찰대 졸업 후 영국에서 범죄 심리학을 전공한 표창원은 경찰대 교수, 국회의원을 거쳐 다시 자신의 전문 분야인 프로파일러로 활동하게 된 것.
표창원은 "어린 시절 탐정을 꿈꿨지만, 우리나라는 탐정이 불법이고 직업이 없다 보니 경찰이 됐다"며 "고3때 큰 사고를 쳐서 병원에 입원을 했고, 반성하면서 '이 치료비를 부모님에게 갚아드리려면 장학금 받는 학교를 가겠다'고 생각했다. 그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게 경찰학교였다"고 진학 계기를 밝혔다.
표창원은 "경찰대 4년 내내 범죄 수사 관련 내용만 열심히 찾아 공부했다"며 "졸업 후 현장에 나가 범죄 수사를 잘하고 싶어 선배 형사 분들께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20년만 일하라'고 하더라"며 좌절했던 경험을 전했다.
이어 "셜록 홈즈 나라는 범죄 수사를 가르쳐주는 게 있겠지 해서 공부해서 합격해서 영국을 가게 됐다"며 "갔더니 정말 달랐다. 범죄 수사와 예방 등 학문적인 걸 배웠다"고 유학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는 '화성연쇄살인사건'으로 불린 이춘재 살인사건을 꼽았다.
표창원은 "이춘재 살인사건 현장에 제가 있었다"며 "참혹한 시신을 보면서 죄송했다. 막아서 지켜줬어야 했는데, 또 범인을 잡아서 한을 풀어줘야 했는데 그러지도 못했다"면서 안타까움으 토로했다.
또 소년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강구했다.
표창원은 "우리 사회 모든 범죄 출발은 소년 범죄라 봐야 한다"며 "이 친구들 중 일부는 살인, 성폭력, 또래를 성매매 시키는 등 어른보다 심각한 강력 범죄를 저지른다. 피해자가 있기에 더욱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초기에 보였던 경미한 범죄를 보호 관찰이나 기소유예로 넘기지 말고, 더 심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교화, 선도하고 환경을 개선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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