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다주택자들, '안 똘똘한' 지역구 집 팔았다가 '역풍'

입력 2020-07-07 16:54   수정 2020-07-07 17:06


부동산값 폭등으로 여권 다주택자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일부 정치인들은 강남 아파트를 남기고 지역구 아파트를 처분해 역풍이 불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7일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 '주택처분 서약 불이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다주택 여당 의원들의 주택처분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 다주택 후보자의 경우 2년 안에 1채만 남기고 나머지를 처분하겠다는 서약서를 받은 바 있다.

경실련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1주택 외 주택 보유자는 총 180명 중 42명이었다. 특히 박병석 국회의장의 경우 서초 아파트 시세가 4년 만에 23억원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박병석 의장 측은 "박병석 의장은 1가구 1주택자"라며 "서울 서초구 B아파트의 경우 기자 때부터 소유해 만40년 간 실거주를 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재개발에 따른 관리처분기간이어서 3년 간 매매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병석 의장 측은 "지역구 아파트는 가족에게 증여를 했고, 박병석 의장은 가족에게 증여한 아파트에 주소지만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야권에서는 '똘똘한 한 채'를 남기고 지역구 아파트를 판 것은 지역 유권자를 외면한 것이고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문재인 정부 취지와도 상반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가족에게 아파트를 증여하고 지역구에 주소지만 두고 있는 것도 꼼수라는 지적이다.

앞서 유력 차기 충북지사로 거론되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도 서울 서초구 반포 아파트가 아닌 충북 청주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시종 현 충북지사도 집을 한 채 팔았지만 서울 송파구 아파트를 남기고 충북 청주 아파트를 팔았다.

또 경실련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 양향자(광주 서을)·윤준병(전북 정읍 고창)·김회재(전남 여수을) 의원은 지역구에는 주택이 없고 수도권에만 2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구 유권자 전체 가치가 강남 13평 아파트보다 못하다는 냉철한 판단. 그 투철한 합리주의에 경의를 표한다"며 "결국 자신을 뽑아준 지역구 유권자들을 처분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분들, 괜히 잘 사는 게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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