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2018년부터 해외 도피 중인 옵티머스 설립자 이혁진 전 대표의 이력이 주목받고 있다.
8일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수사가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윤모 변호사의 아내인 이모 변호사가 현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고, 옵티머스의 펀드 자금이 이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있던 한 코스닥 상장사에 흘러간 정황도 드러나서다.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는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 출마 이력까지 있다.
이혁진 전 대표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우상호 민주당 의원 등과 같은 시기에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활동을 같이 했다. 경문협은 2004년 남북 교류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 민간단체로 임종석 전 실장은 2대 이사장(2005~2007년)을 맡은 뒤 최근까지도 주도적으로 활동해왔다.
이혁진 전 대표가 정치 활동 당시 문재인 대통령, 안희정 전 충남지사,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박원순 서울시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와 촬영한 사진이 블로그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낙선 후 이혁진 전 대표는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금융정책특보를 맡기도 했다. 이혁진 전 대표는 블로그를 통해 "대선후보의 경선 일정대로 전국 곳곳을 다니며 문재인 후보님께 힘이 되고자 열심히 뛰고 있다" "정권교체만이 정답이고 그래야만 대한민국 역사가 새롭게 쓰이게 될 것" 등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혁진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자 야권에선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에 여권 실세들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종배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1000억원대 환매중단에 빠진 옵티머스 배후에 청와대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는데, 이혁진 전 대표는 2018년 검찰 수사 중 아무 제재 없이 해외 도피에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다른 금융범죄 및 사고에서도 여권 관계자가 연루되거나 연루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에서는 금감원 출신 청와대 행정관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는 상상인그룹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을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친인척이 운용하는 펀드가 인수한 회사인 더블유에프엠(WFM)을 비롯해 여러 업체들에게 특혜성 대출을 하고, 법정 한도를 초과해 개인대출을 해준 혐의로 지난달 20일 구속됐다.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루설 등 여권 인사 개입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은 최근 여권 인사 개입 의혹을 밝히지 못한 채 사실상 수사를 종료됐다.
한편 옵티머스 사태는 지난달 17일 옵티머스자산운용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25·26호'에 대해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피해규모는 현재 수천억원 수준이나 더 크게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편입하기로 하고 부실 사모사채를 담아 펀드를 운용해왔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지난달 19일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 임직원 등을 사기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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