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를 망가뜨리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뇌까지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8일 국제학술지 ‘브레인’에 발표됐다. 그간 코로나19의 합병증으로 심혈관질환이나 신장 관련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지난 5월에는 소아 괴질이 코로나19에 의한 합병증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의학저널 ‘란셋’에 게재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경증 코로나19 환자에게서도 뇌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이전 연구와 다르다. 영국의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은 코로나19의 중증도와는 관계없이 뇌합병증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뇌합병증이 나타난 이들 중 5%는 생명에 치명적이었다.
특히 연구진이 조사한 43명의 환자 중 9명은 ‘급성 확산성 뇌척수염(ADEM)’이었다. 급성 확산성 뇌척수염은 뇌와 척수에 광범위한 염증을 일으키는 뇌의 염증 질환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다. 실제 환자 9명 중 1명은 5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연구진의 조사에 따르면 UCL 신경학연구소에 접수된 급성 확산성 뇌척수염 사례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달에 1건 정도였으나, 이후에는 한 주에 2~3건으로 급격히 늘었다.
연구진은 이외에도 뇌졸중, 말초 신경 문제, 정신병 등을 호소하는 코로나19 환자가 있었으며, 신경을 공격하고 마비를 일으키는 면역 이상 반응인 길랭-바레증후군도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일 ‘란셋 신경학’에는 지금까지 보고된 코로나19로 인한 뇌합병증의 사례를 분석한 리뷰 논문이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중국,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합병증을 보인 환자는 1000명 이상이며,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난 합병증은 뇌가 붓고 염증이 생기는 뇌염이었다. 아바 이스턴 뇌염 협회(Encephalitis Society) CEO는 “아직 보고된 사례는 많지 않지만 뇌합병증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반드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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