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 채널들은 최근 잇따라 유튜브에 유료 멤버십 상품을 내놓고 있다. KBS, JTBC, IHQ에 이어 CJ ENM이 합류했다. 지금까지는 인터넷TV(IPTV),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플랫폼에서 월정액 형식으로 유료 상품을 판매했다.
업계에서는 CJ ENM이 딜라이브와 ‘블랙아웃’(방송 송출 중단)을 거론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유튜브에 유료상품을 내놓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 tvN, Mnet 등 인기 채널을 다수 보유한 CJ ENM은 최근 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 콘텐츠 사용료를 15~30%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사업자와는 협상을 마무리했지만, 딜라이브와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딜라이브는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20%라는 과도한 인상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케이블TV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데다 딜라이브는 경영난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CJ ENM은 딜라이브가 인상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17일부터 tvN, OCN 등 13개 채널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케이블방송업계는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등의 사용료를 꾸준히 인상하면서도 CJ ENM의 사용료는 수년째 동결했다”며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70% 이상이 인상된 사용료로 공급 계약에 합의하거나 협의 중인 반면 딜라이브는 협상 자체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CJ ENM, JTBC 등 콘텐츠 사업자로서도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OTT, 유튜브 등과 손잡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CJ ENM과 딜라이브를 불러 이용자 보호 방안 등 중재를 시도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날 양측이 만나 그간 쌓인 일부 오해를 풀고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며 “방송 생태계 내에서 이 같은 갈등이 길어지면 시청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강조하고 원만한 마무리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양사에서 조정 요청이 들어오면 바로 나설 수 있도록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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