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린 중국 증시…"돈은 넘쳐나는데, 감염병이 문제"

입력 2020-07-09 10:12   수정 2020-07-09 10:18



중국 증시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2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를 위한 유동성(자금) 공급, 경기부양 의지 등이 증시를 밀어올리고 있다. 추가 상승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7거래일 연속 상승, 2년6개월 최고치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1.74% 상승한 3403.44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2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3월23일(2660.17)보다는 27.9% 급등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30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오르고 있다.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에 강력한 부양 의지를 보여서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 인하, 공개시장조작 등의 방식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지급준비율은 은행들이 고객들로부터 받은 예금을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하는 비율이다. 이 비율이 줄면 시장에 풀리는 돈이 많아진다.

SK증권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5~6월 최소 2조6750억위안(450조4000억원)을 시중에 공급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월 이후 인민은행이 공급한 유동성은 총 10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상업은행에 증권 면허(라이선스)를 발급하겠다는 루머도 증시 상승에 한몫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결정된 부분이 없다면서도, 현재 산업구조의 큰 충격을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은행에 증권 면허를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 소식에 금융주(株), 증권주가 크게 올랐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유동성 공급이 지금도 진행되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 환경이 조성됐다"며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활성화로 기업을 살리겠다는 당국의 의지 등이 증시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더 오른다" vs "조정 받을 것"
중국 증시는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공개(IPO) 물량, 유동성 공급, 중국 경기 회복세 등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해서다. 다만 업종 선택이 중요하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촹예반 커촹반 등 '중국판 나스닥' IPO 물량 등 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유동성 공급이 지속되고 있다"며 "중기적으로는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신성장 산업이 긍정적"이라며 3분기에도 중국 증시가 더 오를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외에 또 다른 감염병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종 돼지독감 바이러스, 흑사병 등 감염병이 속출하면서 경제 정상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며 "이는사람간의 물리적 접촉을 방해해 소비 개선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라며 중국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9월이 적기라고 추천했다.

이송렬/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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