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슬럿'을 먹으러 인천에서 친구와 첫 차를 탔죠. 오전 6시 좀 넘어 도착했어요."
10일 오전 서울 삼성동 에그슬럿 매장 앞. 길게 늘어선 대기열의 첫 타자를 차지한 대학생 전주영(24)씨는 친구인 박예진(23)·윤소희(23)씨와 함께 이른 아침부터 에그슬럿 매장을 찾았다. 방학 기간 친구들과 추억을 쌓으러 에그슬럿 매장을 찾았다는 전 씨는 "'페어팩스', '슬럿' 등의 메뉴를 먹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오전 9시 매장 개점까지 한 시간을 남겨둔 상황에서 몰린 인원만 90여 명이었다. 매장 앞 공간이 상대적으로 협소한 탓에 대기열은 건물 측면 지상까지 이어졌다. 이후에도 줄은 끝없이 늘어나고 있었다.
에그슬럿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인 그랜드 센트럴 마켓의 대표 맛집으로 손꼽힌다. 파인다이닝 출신 셰프가 달걀과 최상급 식재료로 '프렌치 업스케일 테크닉을 입힌 고급스러운 메뉴'를 표방해 유명세를 탔다.
2011년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2013년 그랜드 센트럴 마켓에 입점하면서 침체됐던 시장 상권을 살린 식당이란 평가를 받는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꼭 방문해야 할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해외에도 진출해 영국, 쿠웨이트, 일본 등 4개국에 8개 매장을 둔 상태다. 한국에는 서울 스타필드 코엑스몰 밀레니엄 광장에 세계 9번째이자 국내 첫 매장을 열었다.
SPC삼립은 제조설비와 원료 등을 미국 에그슬럿 LA 본점과 동일한 수준으로 구현해 국내에서도 미국 현지의 맛을 그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핵심 재료인 달걀은 국내 농장에서 동물 복지 인증 ‘케이지 프리(방사 사육) 달걀’을 공급받아 사용한다.
대표 메뉴는 △계란 샌드위치 '페어팩스' △ 으깬 감자와 수비드 방식으로 익힌 커들드에그(수란)를 바게트와 먹는 '슬럿'이다.
에그슬럿은 유명세와 세계 9번째 매장이라는 희소성을 고려하면 새로운 '버거 성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매장 앞 긴 줄을 만들었던 '쉐이크쉑 대란' 만큼은 아니지만 흥행 '보증수표'가 될 가능성은 높다는 게 외식업계의 관측이다. SPC그룹이 2016년 들여와 그해 7월 문을 연 쉐이크쉑 강남점은 첫 날 1500명이 찾는 등 하반기 내내 화제가 됐다.
에그슬럿을 운영하는 SPC삼립은 쉐이크쉑 개점 경험을 바탕으로 에그슬럿 개점 채비에 나섰다. 개점일에는 한 사람이 서 있다가 여러 사람을 데리고 들어가는 맡아주기 행위를 금지시켰다. 한 사람당 주문할 수 있는 메뉴의 수도 6개로 제한했다. 또한 무더위 속 대기하는 사람들을 위해 생수를 나눠주며 분위기를 돋웠다.
황종현 SPC삼립 대표이사도 현장을 찾았다. 앞서 황 대표는 공개한 영상을 통해 "에그슬럿 도입을 통해 외식 문화의 새 트렌드인 파인캐주얼 시장을 더욱 확대하겠다"며 "SPC삼립 식품사업과의 시너지, 글로벌 사업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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