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자에 당장 사과 어렵다는 與 "고소인 일방주장"

입력 2020-07-11 16:00   수정 2020-07-11 16:02


전직 비서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관련, 여권이 11일까지도 피해자에 대해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박원순 시장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미투 신고자는 현재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A씨의 고소장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2016년 이후 집무실에서 A씨를 지속적으로 성추행 및 성희롱을 했다.

허윤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는 것과 관련 "다른 쪽에선 보도되고 있진 않지만 전혀 다른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입장 발표를) 회피하거나 미루는게 아니다. 실제로 정확히 내용에 근거해서 대응하겠다"며 "죽음은 있었지만 죽음의 실체가 파악이 안된 것이다. 저희로선 지금 이런 상황에서 입장을 내기에는 너무 제한적이다"라고 부연했다.

박원순 시장 유족들도 입장문을 통해 "고인에 대해 일방의 주장에 불과하거나 근거 없는 내용을 유포하는 일을 삼가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현재 공개된 박원순 시장 피해자의 고소장 내용을 일방의 주장에 불과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선 박원순 시장 죽음과는 별개로 진실을 밝혀 이와 연관된 사람을 처벌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이해찬 대표는 박원순 시장 빈소를 찾아 조문한 직후 "고인에 대한 의혹이 있는데 당 차원 대응이 있을 예정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이 나오자 "그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해찬 대표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는 것인가. 최소한 가릴 게 있다"며 다소 언성을 높였다. 이해찬 대표는 질문한 기자를 향해 "XX자식"이라며 욕설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오히려 박원순 시장을 추켜세우며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민주당이 박원순 시장이 사망해 진실을 밝힐 수 없게 되자 무죄추정원칙을 적용해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 일부 정치인들은 박원순 시장에 대해 "맑은 분" "자신에게 엄격한 분" 등의 발언으로 극단적 선택 이유가 박 시장의 높은 도덕성 때문인 것처럼 주장했다.

또 박원순 시장 지지자들은 온라인상에서 "박 시장이 사망한 것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스트레스 때문" "재판에서 무죄 입증 가능했지만 여권에 악영향을 미칠까 결단한 것" 등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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