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이] "무선청소기 전용 쓰레기통 왜 필요해?" 써보니 이해됐다

입력 2020-07-13 16:15   수정 2020-07-13 16:25

신혼부부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가전제품은 의외로 청소기였다. 도배와 장판 공사로 쌓인 각종 톱밥 가루와 먼지는 간단한 입주 청소를 진행했음에도 곳곳에서 묻어 나왔다. 그래서 들인 제품이 삼성전자 무선청소기 제트였다. 첫 인상은 "거대하다"였다. 무선청소기 하나를 주문했는데 거대한 박스가 두 개나 배송됐다.



제품의 구성은 크게 무선청소기, 거치대, 청정스테이션, 물걸레 키트, 각종 브러쉬, 여분 배터리 등이다. 먼저 거치대를 설치했다. 청소기를 충전하면서 동시에 여분 배터리를 함께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소비자의 사용성에 많은 신경을 쏟은 느낌이었다. 어머니가 홈쇼핑에서 구매한 다이슨 V10의 경우 당시 벽을 뚫고 거치대를 설치해야 했는데, 설치할 만한 공간이 없어 바닥에 뒹굴 때가 많았다.

제트와 다른 무선청소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청정스테이션이다. '청소기 쓰레기통을 위한 쓰레기통'이다. 청소기용 쓰레기통이 따로 필요하다니, 처음에는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전력 공급을 위해 코드도 연결해야 한다.

오히려 청정스테이션을 반긴건 남편이었다. 청소기를 돌리고 난 후 먼지통을 버리는 과정에서 먼지가 날리는게 늘 신경쓰였다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본 영상에 혹했다고 했다.

일단 '본업'을 잘 하는지 테스트해봤다. 마루브러시는 좁은 침대 밑까지 자유자재로 들어가는 것이 장점이었다. 붙박이장과 창문틈에 묻어나는 톱밥 가루는 틈새브러시를 활용했다. 부엌 상부장 먼지를 제거할 때는 플렉스 연장관을 썼다. 손이 닿지 않는 좁은 틈새공간까지 먼지를 빨아들여주는 것이 굉장히 유용했다.



최대 200W의 힘을 자랑한다는 초강력 모드로 돌렸을때 흡입력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약 10분 정도 청소기를 돌리자 금세 배터리가 나갔다. 대신 미리 충전해놓은 여분의 배터리가 있어 청소를 마칠 수 있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2개의 배터리로 최대 120분을 사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대신 일반모드, 솔·틈새브러시를 적용했을 때에 해당한다.



집 한 바퀴만을 돌았을 뿐인데 청소기 먼지통이 꽉 찼다. 청정스테이션을 사용할 때가 됐다. 어떤 원리로 먼지통을 비우는지 설명서만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꽉 찬 먼지통을 청정스테이션 입구에 끼웠다.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먼지통 하단이 열리더니 청정스테이션이 공기 압력으로 먼지통 내에 있는 먼지를 빨아들였다. 약 30초간 강한 압력이 먼지통 내 먼지를 흡입했다. 미세먼지 날림은 없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먼지통을 비울 때 청정스테이션을 사용하면 미세먼지 날림을 최대 400배까지 줄여준다고 한다.





다음날, 먼지통에 쌓인 먼지를 평소처럼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봤다. 미세먼지가 연기처럼 피어 올라왔다. 먼지통을 비은 후 쓰레기통 주변을 한 번 더 청소했다. '쓰레기통을 위한 쓰레기통'. 한 번 써 보면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고민하는 소비자를 위해 세련된 디자인을 고안한 것으로 보인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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