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힌두신 논란, 美 뉴욕타임즈 이때다 싶었나? "K-팝, 타 문화 무시"

입력 2020-07-13 14:25   수정 2020-07-13 15:48


뉴욕타임즈가 'K-팝' 때리기에 나섰다.

미국 대표 언론 중 하나인 뉴욕타임즈는 1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힌두신이 뮤직비디오에? 팬들과 충돌하는 K-팝 그룹들'(Hindu God in a Music Video? A K-Pop Band Runs Afoul of Fans) 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최근 불거진 블랙핑크 뮤직비디오 속 힌두신 논란을 비롯해 K-팝 스타들이 타 국가 팬덤에서 논란이 불거졌던 사례들을 모아 소개했다. 하지만 사례 중에는 방탄소년단 지민이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이미지와 우리나라 국민들이 만세를 부르는 장면이 프린팅된 티셔츠를 입어 일본에서 논란이 됐던 사례 등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도 포함돼 있어 "미국 대중문화가 K-팝을 견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문제가 된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는 신곡 'How You Like That'에 포함돼 있다. 3분4초 분량의 뮤직비디오에서 리사가 나오는 장면 중 1초 정도 힌두교 신 중 하나인 가네샤의 모습이 노출됐다. 이에 일부 인도 팬들이 "우리의 힌두교 신은 대중음악 뮤직비디오에 등장할 장난감이나 받침대, 미학적 조형물이 아니다"고 비판에 나선 것. 가네샤는 인간 몸통에 코끼리 머리를 가졌으며 지혜와 행운을 상징하는 신으로 알려졌다.

인도 네티즌들이 "우리를 무시하는 거냐"고 항의에 나서면서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30일 "의도하지 않은 실수"라는 해명과 함께 관련 이미지를 삭제했다.

블랙핑크의 'How You Like That'은 공개하자마자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100'에서 33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인기를 과시했다. 한국 걸그룹 최고 성적이기도 하다. 블랙핑크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걸그룹으로 꼽힐 정도다.

블랙핑크의 힌두신 논란을 자세히 소개 하면서 뉴욕타임즈는 2017년 마마무가 흑인 분장을 하고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의 'Uptown Funk'를 부른 것을 흑인 비하 사례라고 전했고, 방탄소년단의 지민의 '광복 티셔츠'를 "일본 원자폭탄 투하 셔츠"라고 소개하며 비판했다.

여기에 크리스털 앤더슨 조지 메이슨대 교수의 멘트를 인용해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비하하거나 조롱하기 위해 해당 문화의 요소를 이용한다면 그것은 무례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마마무의 사례는 흑인인 브루노 마스를 패러디 하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찬반이 나뉘었던 사안이었고, 특히 지민의 티셔츠 논란은 방송 출연까지 모두 취소 시킨 일본의 과한 반응으로 공분을 샀던 내용이었다. 뉴욕타임즈의 보도 내용이 편파적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뉴욕타임즈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심두보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한국인이 타문화에 대한 존중이 부족해 보인다고 서양의 잣대로 무조건 비판해선 안된다"며 "한국은 해방후 수십년간 외국과의 교류 통로가 제한적이었다가 90년대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문화(산업)교류를 시작했다"고 한국 대중문화의 역사를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제한적인 문화교류의 역사가 한국 제작자들의 타문화 감수성 성장을 억눌러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K-팝의 해외 위상에 맞게 제작자들의 글로벌 감수성도 성숙하고 있으니 조금더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K-팝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대중문화 코드로 꼽히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가장 많은 앨범을 팔아 치웠고, 유튜브, 트위터 등 SNS상 팬덤의 지표를 집계하는 케이팝 레이더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유튜브(2위), 트위터·페이스북(각 1위)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트위터의 경우 전체 구독자수 2707만여명, 페이스북은 1175만3000여명이다. 유튜브 채널로는 325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블랙핑크는 유튜브 구독자수 4130명으로 국내 1위이며, 저스틴 비버, 마시멜로, 에드 시런, 에미넴, 아리아나 그란데를 잇는 뮤지션으로 꼽힌다. '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 역시 3억만 조회수를 코 앞에 두고 있다. 이는 K-팝 아티스트 가운데 1위 성적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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