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 국내 공모 리츠(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투자처가 오피스빌딩이나 쇼핑몰에 한정돼 있었습니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국내 주요 거점에 있는 187개 주유소에 투자할 수 있는 최초의 리츠 상품입니다.”
10일 한국경제신문이 만난 윤장호 코람코자산신탁 본부장(사진)은 “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임차자의 기본 계약기간만 10년 이상”이라며 “연 6% 초반대의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다음달 31일 유가증권에 상장할 예정이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의 기초자산은 지난해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한 전국 187개 직영주유소다. 주요임차인은 현대오일뱅크다. 임대계약기간은 기본 10년에 5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윤 본부장은 “리츠의 기초자산인 주유소들이 현대오일뱅크에 의미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재무적투자자(FI) 코람코자산신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1조3000억원을 투입, SK네트웍스로부터 전국 주유소 311곳을 넘겨받으며 업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이 311개 주유소 중 187곳이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의 기초자산이다.
주유소 주인은 바뀌었지만 해당 부지에서 영업 중인 SK네트웍스의 차량정비 프랜차이즈 스피드메이트의 서비스도 계속된다. SK네트웍스의 임대기간 또한 10년이다. 윤 본부장은 “187개 주유소 중 51%가 수도권 등 핵심 거점에 있어 현대오일뱅크와 SK네트웍스 모두 안정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각 주유소의 평균 면적이 1650㎡(500평)에 이르는 만큼 부지를 다각도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윤 본부장은 “기존 임대 수입 외에도 유명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와 커피숍, 편의점 등을 새롭게 입점시켜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점진적으로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주유소 리츠 상장이 국내에서는 처음이지만 미국과 호주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투자처로 통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으로 지난 3월 한 때 17.4달러로 하락했던 미국 주유소 리츠 게티리얼리티는 연 5.2%의 배당수익률을 내세워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유사한 28.4달러(9일 종가 기준)까지 주가를 회복했다.
기관 수요예측 기간은 오는 28~30일이며 일반투자자들은 다음달 5~7일 청약할 수 있다. 공모가는 단일가 5000원이며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전체 2132만주(1066억원) 중 51.6%인 1100만주(550억원)이다.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 신영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에서 청약할 수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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