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신한리츠의 진격, 한 달새 리츠 3개 조성하며 몸집 키우기 본격화

입력 2020-07-14 11:06  

≪이 기사는 07월13일(09:0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한리츠운용이 최근 대형 부동산 자산 인수전에서 연달아 성과를 거두며 몸집 키우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 주력 자산군인 오피스 빌딩에서 벗어나 물류센터 등 새로운 유형의 자산 인수를 추진하며 운용 자산의 폭도 함께 넓혀가고 있다. 최근 한 달새 신규 자산을 인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리츠(부동산투자신탁) 3건의 영업 인가·등록을 국토교통부에 신청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신한리츠운용이 인수 협상 중인 부동산 자산들의 매입을 마무리지은 이후 이를 회사가 운용하는 상장리츠인 신한알파리츠의 자산으로 편입할지 여부를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

◆대형 오피스 빌당과 물류센터 우선협상자로 선정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리츠운용은 지난달 서울역 인근 ‘트윈시티 남산’ 오피스 동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자리한 이 빌딩은 KB자산운용이 조성한 펀드가 소유하고 있다.



트윈시티 남산은 오피스 빌딩 1개 동과 오피스텔 1개 동으로 이뤄져 있으며 신한리츠운용이 인수를 추진하는 건물은 오피스 빌딩이다. 지하 7층~지상 30층, 연면적(건축물 바닥면적의 합) 3만6300㎡ 규모 빌딩이다. 빌딩 저층부는 사무 공간으로 사용되며 지상 18~30층에 ‘포 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남산’ 호텔이 영업하고 있다.

신한리츠운용이 빌딩 인수를 위해 제시한 금액은 2000억대 중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신한리츠운용에 앞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이지스자산운용이 제시했던 인수가액은 2357억원이었다.

신한리츠운용은 지난 5월엔 경기 이천시 단천리에 있는 '태은물류 물류센터'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현재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류센터는 연면적 3만3460㎡ 규모의 상온 물류시설로 신한리츠운용은 매각 입찰 당시 595억원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에 모두 19개 사가 참가했을 정도로 인수를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인수작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대형 오피스 빌딩과 비즈니스 호텔에 한정됐던 운용 자산군이 물류 분야까지 넓어지게 된다.

◆신한생명 본사 장교동 L타워 3000억원대에 매입 추진

신한리츠운용은 그룹 내 계열사인 신한생명이 소유한 서울 중구 장교동 ‘L타워’를 매입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빌딩은 지하 7층~지상 22층, 연면적 3만690㎡ 규모 오피스 빌딩으로 신한생명이 본사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신한생명은 2014년 부동산 펀드로부터 이 빌딩을 2200여억원에 매입했다. 신한생명과 신한리츠운용 사이에 오가는 매각 가격은 3000억원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리츠운용은 세 부동산 자산마다 별도의 리츠를 조성해 인수할 계획이다. 이미 이를 위해 3건의 리츠에 대한 영업 인가·등록 신청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해놓은 상태다.



공모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으려 하는 ‘L타워’와 ‘트윈시티 남산’ 인수를 위해 각각 '신한케이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L타워 리츠)와 ‘신한알파남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트윈시티 남산 리츠)의 영업 인가를 신청했다. L타워 리츠의 총사업비는 3007억원, 트윈시티 남산 리츠의 총사업비는 2616억원에 달한다. 인수금액과 각종 부대비용을 합한 금액이다.

사모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단천리 물류센터 인수를 위해서는 '신한로지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단천리 물류센터 리츠)의 영업 등록을 신청했다. 이 리츠의 총사업비는 646억원이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공모 리츠는 영업 인가를 승인받아야 하고 사모 리츠는 영업 등록만 승인받으면 리츠를 조성할 수 있다.

신한리츠운용 관계자는 “리츠 영업 인가와 등록을 받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인수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지체 없이 인수 작업에 들어가기 위해 미리 국토교통부에 리츠 인가와 등록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영업망 활용한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투자금 모집 예상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한리츠운용이 공모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집할 때 특정금전신탁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정금전신탁 방식은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가 리츠 활성화를 위해 2018년 관련 규제를 완화를 통해 허용한 투자금 모집 방식이다.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으면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 계좌를 따로 개설하지 않고도 리츠에 투자할 수 있으며 시중 은행 창구에서도 리츠를 편입한 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할 수 있다.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리츠운용의 경우 신한은행의 영업망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



신한리츠운용은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선릉 위워크 타워를 자산으로 조성한 '신한알파강남리츠'의 투자금을 모집할 당시 300억원 규모의 특정금전신탁 상품을 출시해 전량 판매한 경험이 있다. 신한리츠운용 관계자는 “특정금융신탁 등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모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알파리츠 편입 여부는 미지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한리츠운용이 인수 협상 중인 부동산 자산들이 매입 절차가 완료된 이후 코스피 상장 리츠인 신한알파리츠의 자산으로 편입될지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신한리츠운용이 지난해 8월 상장한 신한알파리츠는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에 있는 크래프톤 타워(구 알파돔 타워 5)를 자산으로 삼고 있는 리츠다. 10일 기준 시가총액은 3422억원에 달한다.

신규 자산의 신한알파리츠 편입 여부에 대해 신한리츠운용 측은 아직 정해진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단천리 물류센터의 경우 대형 오피스빌딩인 크래프톤 타워와는 자산의 유형이 달라 편입 여부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데다 기존 임차업체와의 잔여 임대차 계약도 아직 상당히 더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른 자산들도 아직 인수 협상이 완료되지 않았고, 현재로선 다양한 운용 방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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