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시장에서 생산 정점이 이미 지났다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맷 갤러거 미 파슬리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내 생전에 미국 에너지기업들이 하루 1300만배럴씩 생산하는 날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FT는 "셰일 전성기가 이미 지났고,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앞서 라이언 랜스 코노코필립스 CEO도 앞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올초처럼 일평균 1300만 배럴을 생산하는 날은 이제 영영 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기업들은 지난 3월 초 일평균 1310만 배럴을 생산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그러나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에 퍼지면서 석유 수요가 크게 꺾이자 생산량을 줄였다.
각 CEO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타격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직종에선 재택근무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석유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운송 관련 수요도 한동안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에만 각국간 무역이 최소 13% 침체할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간 여행이 오래 막힐 수 있다는 점도 비관적인 전망이 늘고 있는 원인이다. 글로벌 석유사들이 당초 석유 수요가 오를 것으로 전망한 데엔 각국 국내총생산(GDP)가 증가하면서 여행용 비행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때문이 컸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뚝 끊기면서 전망이 달라졌다. 여행업계는 이로 인한 타격이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브 칼훈 보잉 CEO는 "여행 수요가 작년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선 최소 3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다음달 미국 내 7대 셰일기업의 총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평균 749만배럴로 전월 대비 5만6000배럴 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달 생산량은 2년내 최저치 수준인 754만6000배럴 가량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달 보고서에서 예상한 생산량(763만2000배럴)을 약 10만 배럴 밑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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