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과 운전기사 등 직원들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 (부장판사 권성수)는 상습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이사장에게 14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이사장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이씨는 대기업 회장의 배우자라는 지위에 있는 반면 피해자들은 운전기사나 자택 관리자 등으로 이씨의 부당한 행위를 감내할 수밖에 없는 지위였다"며 "사회적인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이사장이 피해자들과 합의해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범행이 계획적이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는 순간적인 분노를 표출했을 뿐이고 상해 정도가 심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이 만 70세인 점,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더 공감하고 성찰할 기회를 가질 필요성이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이사장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운전기사 등 자택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수십차례에 걸쳐 소리를 지르거나 욕하고 발로 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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