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하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이다. “미래 성장동력이 될 화장품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해외 기업이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인수한 사례는 많았다. 하지만 국내 기업이 해외 명품 화장품을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기업 간 거래(B2B) 위주이던 스위스퍼펙션 유통망을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로 확장하고, 기존에 보유한 비디비치, 연작 등의 해외 진출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1998년 시작한 스위스퍼펙션은 화장품업계에서 가장 럭셔리한 브랜드로 꼽힌다. 모든 제품을 100% 스위스에서 제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위스퍼펙션은 아이리스 뿌리에서 추출한 식물성 세포재생복합체(셀룰러 액티브 아이리사)를 개발했다. 이는 피부 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스위스퍼펙션의 노화방지 원천기술도 확보했다.
스위스퍼펙션은 최첨단 노화방지 기술력을 토대로 유럽 아시아 중동 등 약 20개 국가의 최고급 호텔과 요트용 스파, 프라이빗 클리닉 등에 진출해있다. 포시즌스, 불가리, 밀레니엄힐튼 등 5~6성급 호텔의 스파에서도 스위스퍼펙션을 쓴다. 세럼과 크림 가격이 50만~100만원에 달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매년 평균 5% 이상 고속 성장하는 세계 럭셔리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패션사업부로 시작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한 뒤 화장품사업을 본격화했다. 당시에도 정 총괄사장이 인수를 강력하게 추진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브랜드를 사들여 신세계백화점은 물론 해외 백화점을 통해 크게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 2012년 19억원에 불과하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사업부문 매출은 지난해 3680억원으로 뛰었다. 비디비치 매출만 2100억원 이상이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디비치 이후 해외 브랜드의 국내 판권도 활발히 인수했다. 2014년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의 국내 판권을 획득했고, 국내 뷰티 편집숍 라페르바를 인수했다. 2015년엔 이탈리아 유명 화장품 브랜드 산타마리아노벨라, 2017년엔 프랑스 향수 브랜드 딥티크, 2018년엔 미국 화장품 브랜드 아워글래스의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같은 해 10월엔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연작을 내놓고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자연주의 한방 화장품을 선보였다.
이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부문 대표는 “세계적으로 초고급 기초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특히 중국 밀레니얼 세대가 럭셔리 화장품을 선호한다”며 “스위스퍼펙션을 앞세워 글로벌 화장품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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