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을 초청해 '춤판 워크숍'을 벌여 논란이 된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 회장이 19일 만에 사과했다. 그러나 일부 임원진과 노조에서 제기한 사퇴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배동욱 소공연 회장과 집행부는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춤판 워크숍' 논란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불황에 코로나19 충격으로 어렵고 엄중한 시기에 700만 소상공인은 물론 국민에게 심려를 드린 점에 대해 보도 내용의 진위를 떠나 머리 숙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소공연은 지난달 25일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2박3일 일정으로 진행한 워크숍에서 걸그룹을 초청, 술판과 춤판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소공연 사무국 노동조합과 소공연 비상대책위원회 등은 배 회장의 사퇴까지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논란이 불거진 지 19일 만에 입을 연 배 회장은 "이번에 문제가 됐던 평창 행사는 새로 출범한 신임 집행부가 이사회와 정기총회 그리고 연합회의 미래 발전을 위해 진행한 워크숍이다"라며 "공연을 주 수입원으로 생활하는 소상공인 연예인 그룹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생계가 어려운 상황을 전해 듣고 최소의 금액이지만 도움도 주고, 소속 단체를 이끌며 고생하는 단체장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해 15분간 진행한 초청 공연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의도가 아무리 정당하고 순수해도 시기적으로 국민 정서에 크게 반했다고 생각하고 반성한다"며 "워크숍 프로그램 구성 시에 좀 더 신중하게 해야 했다는 생각과 함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배 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성숙하고 깊이 있는 운영으로 700만 소상공인은 물론 국민에게 지지와 성원을 받는 단체로 거듭날 것"이라며 사퇴 건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소신 있게 내년 2월까지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소공연 노조 측이 제기한 일감 몰아주기와 보조금 전용 논란 의혹에도 해명했다. 배 회장은 자녀가 운영하는 화환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전 집행부 이사가 운영하던 화환업체와 5~6년간 거래를 했었는데, 해당 이사는 임기가 끝나고 떠난 지 3년이 넘었다. 이후 주문을 (가족업체와) 양쪽으로 나눴다"며 "지금 생각하면 불찰이다. 일부라도 (가족이 수익을) 가져간 것에 대해 시정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워크숍 당시 정부 보조금으로 도서를 구매해 재판매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책을 판 적이 없다. 교재로 쓴 도서를 무료로 나누어 준 뒤 회원 일부에게 받은 후원금 일부를 행사 경비로 사용했다. 남은 돈은 직원이 통장에 넣어놓겠다고 해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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