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치료제 전문기업 에스씨엠생명과학이 면역세포치료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제넥신과 함께 인수한 미국 바이오기업 코이뮨을 통해서다. 이병건 에스씨엠생명과학 대표(사진)는 “이탈리아에서 진행 중인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치료제 ‘CAR-CIK’의 임상 1상 결과가 연말에 나온다”며 “CAR-T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면역세포치료제로서 잠재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에는 코이뮨을 통해 이탈리아 바이오기업 포뮬라를 인수했다. 코이뮨과 포뮬라는 수년 전부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이 대표는 코이뮨을 인수할 때부터 포뮬라가 보유한 CAR-CIK 치료제에 주목하고 있었다고 했다. CAR-T 치료제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후보물질로 봤기 때문이다. 포뮬라의 기존 투자자들은 CAR-CIK 치료제의 미국 임상 1상을 위해 600만달러를 코이뮨에 투자했다.
CAR-CIK 치료제의 가장 큰 장점은 건강한 사람에게서 확보한 혈액으로 제조하는 동종 치료제라는 것이다. 노바티스의 ‘킴리아’ 등 기존 CAR-T 치료제는 혈액을 제공한 환자 자신에게만 투여할 수 있는 자가치료제다. 용처가 제한적인 CAR-T 치료제보다 시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CAR-T 치료제의 치명적 부작용인 ‘사이토카인 폭풍’ 위험도 작다. CAR-T와 달리 수천만원에 달하는 원료인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고 간편한 배양 공정을 개발해 4억~5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반 이상 낮출 수 있다. 이 대표는 “세계적으로도 CAR-CIK 치료제를 이런 수준으로 개발하는 곳은 없다”며 “시가총액이 7조원에 달하는 미국 알로젠이 개발 중인 동종 CAR-T 치료제보다 코이뮨의 후보물질이 더 뛰어나다”고 했다.
코이뮨은 다음달까지 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완료한다. 이 대표는 “올해 발표할 임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 투자에 참여하겠다는 기관이 많다”며 “2023년 나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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