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골든타임"…우리금융, AI·빅데이터로 '디지털 혁신' 올인

입력 2020-07-15 15:33   수정 2020-07-15 15:35


우리금융그룹은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맞춰 그룹 차원의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앞당겨진 비대면 시대에 앞서 전 계열사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가다듬는다는 계획이다. ‘간판’ 계열사 우리은행이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DT) 전략에 앞장서고 있다.
○그룹 차원 ‘디지털혁신위원회’ 출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5월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을 총괄하는 조직인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새로운 그룹 차원의 비전인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지털’을 선포했다. 디지털혁신위원회는 빠른 혁신의 결과를 내기 위해 ‘톱다운’ 방식으로 운영된다. 손 회장이 위원장,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산하 총괄장을 맡는다. 톱다운 방식을 보완하기 위해 젊은 직원 중심의 혁신 조직인 ‘블루팀’도 위원회에 참여시킨다. 급변하는 디지털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디지털혁신위원회는 비대면 바람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넥스트 노멀(새로운 표준)’이라는 인식에 바탕을 둔다. 손 회장은 새로운 디지털 비전을 선포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언택트) 바람은 일시적 트렌드가 아니라 새로운 표준”이라며 “지금이 디지털 혁신의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열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경영협의회에서는 디지털 혁신 10대 과제를 선정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과 그룹 모바일플랫폼 체계 구축안 등이 포함됐다. 계열사 우리에프아이에스에서 개발 중인 우리금융의 전 계열사 공동 클라우드 구축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우선, 모든 것을 바꾸자’는 새로운 경영 슬로건에도 디지털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핀테크 업체를 직접 인수하거나 다른 업종과의 디지털 협업을 추진하는 등 과감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연계해 AI 전문가 양성에도 나선다. 우리은행은 KT의 사내 AI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에 직원들을 파견하기로 했다.
○디지털 전환(DT) 추진단 신설
우리은행은 독자적인 디지털 전환의 채비도 마쳤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DT 추진단을 신설했다. DT 추진단은 우리은행의 전체적인 디지털 전략과 신기술 적용 분야 확대 업무를 담당한다. 산하에 AI 사업부도 신설했다. AI 사업부는 은행 사업에 AI를 비롯한 신기술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우리은행은 하반기 빅데이터 사업을 추진하며 △데이터 자산화 확대 △고객 맞춤형 초개인화 △비즈니스 가치 창출 △빅데이터 역량 강화라는 4대 목표도 세웠다. 다음달 시행되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데이터 3법 개정안 시행과 동시에 진행되는 마이데이터 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 준비도 한창이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개인 정보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우리은행은 개방되는 금융 공공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시행 중이다. 5월에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사업 전략 수립과 정보기술(IT) 인프라 도입 등을 담은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준비 태스크포스(TF)’도 출범시켰다.

하반기에는 모바일 앱 ‘우리원(WON)뱅킹’을 고도화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8월 우리원뱅킹 앱을 출시한 이후 모바일 특화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3월에는 직장인 대상 비대면 통합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 대출’도 출시했다. 하반기에는 앱 기능을 고도화해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소비자별 맞춤 정보 제공을 활용해 대면과 비대면을 통합하는 마케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플랫폼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비대면 마케팅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간다.
○우리은행 혁신 위한 조직 개편
우리은행은 DT 추진단과 함께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ACT’ 조직 체계 신설 등이 핵심이다. 애자일(agile·민첩한) 핵심 팀이라는 뜻의 ACT 조직은 부서와 팀의 중간 형태로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만들어져 특정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ACT 조직의 리더는 일반 조직의 부서장 권한을 갖는다. 권한은 크게, 업무는 간소화해 맡은 임무 달성에만 집중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소비자 중심의 상품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투자상품전략단도 신설한다. 펀드와 신탁 등 자산관리 상품을 총괄해 포트폴리오 중심의 상품 전략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조직도 만든다. 신설되는 증권운용부는 유가증권 운용 역량을 키워 장기적으로 예대마진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맡는다. 투자은행(IB) 비즈니스를 확대하기 위한 ‘글로벌IB심사부’도 신설한다.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심사센터와 대기업심사부의 ‘글로벌IB심사팀’을 통합한 부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직 개편을 통해 ‘제로베이스’에서부터 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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