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흥아해운 인수한다

입력 2020-07-16 18:00   수정 2020-07-17 01:50

STX컨소시엄이 국내 해운업계 5위인 흥아해운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흥아해운 채권단과 매각주관사 EY한영은 흥아해운의 예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STX컨소시엄을 낙점했다. STX컨소시엄은 (주)STX와 STX의 경영권 지분을 보유한 중국계 사모펀드(PEF) AFC코리아로 구성돼 있다.

인수 가격은 약 1200억원이다. 이번 경영권 매각은 신주 투자 유치 형태로 이뤄졌으며, 향후 구주 감자 및 출자전환 등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채권단은 또 PEF 운용사인 SBK파트너스를 차순위 협상대상자로 정했다. SBK파트너스는 KSS해운이 출자자(LP)로 있는 펀드를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 측이 제시한 가격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자금 조달 증빙과 인수 의지 등에서 앞섰다”며 “다만 STX 측에 배타적인 우선협상권을 부여한 것은 아니고, 이제부터는 우선협상대상자의 자금 조달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TX 측은 선박관리 자회사인 STX마린서비스와 흥아해운의 시너지를 통해 해운사업의 계열화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STX마린서비스는 과거 STX그룹에서 팬오션의 선박 관리를 전담하던 회사다. 이후 모기업이었던 팬오션이 하림그룹으로 매각되면서 팬오션과 결별했고, 지금은 (주)STX의 자회사로 편입돼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앞서 흥아해운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절차를 개시하면서 공개 매각에 나섰다. 흥아해운의 최대주주는 지분 29.52%를 보유한 페어몬트파트너스와 리얼티디아이파트너스 등이다. 해양수산부의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지난해 컨테이너사업 부문을 분할해(흥아컨테이너) 지분 90%를 장금상선에 넘겼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컨테이너사업 부문을 떼낸 후 탱커사업 위주로 회사를 재편했지만 최근까지 영업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해 말에는 컨테이너 운송업체 카리스국보가 페어몬트파트너스 등과 흥아해운 지분 14.05%를 112억원에 인수하는 주식 매매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맺었으나 잔금 납부 미이행으로 경영권 매각이 무산되기도 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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