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국내에 리츠가 도입된 이후 연간 기준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들의 총 공모액은 2조원을 웃돈다. 이는 현재 국내에 상장된 7개 리츠 시가총액을 다 합친 것보다 많다.
새로 상장되는 리츠는 주유소, 민간임대아파트, 물류센터 등 기초자산도 다양하다. 다음달 상장하는 국내 첫 주유소 리츠인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코람코가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와 손잡고 인수한 SK네트웍스 주유소 187곳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주유소를 임대하고 받은 임대료를 투자자들에게 배당한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도 처음 나온다. 다음달 상장을 앞둔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파이낸스타워에 투자한다. 이 건물은 임차인으로 벨기에 정부기관인 건물관리청이 입주해 있는 데다, 2034년까지 중도해지 옵션이 없는 임대차 계약이 맺어져 있어 안정적 배당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마스턴프리미어제1호리츠는 프랑스 파리의 크리스털파크에 투자하는 재간접 리츠다. 삼성증권이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크리스털파크의 물량을 비롯해 미국 부동산펀드 수익증권 등을 담는다.
업계 최초로 민간임대아파트에 투자하는 이지스레지던스리츠도 오는 22일 상장된다. 최근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각광받는 투자처인 수도권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도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이들 리츠 대부분이 경기에 민감한 오피스빌딩이나 백화점, 마트, 쇼핑몰, 호텔 등 리테일에 치중돼 있어 코로나19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에 반해 미국 등 해외에선 통신기지국, 데이터센터, 물류창고 등 비대면 시대 성장성이 높은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리츠가 좋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코로나19로 임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크라운캐슬’ ‘디지털리얼티’ ‘에퀴닉스’ 등 성장형 리츠의 수익률은 올 들어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제공한다는 것이 리츠의 장점이지만 배당 축소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국내 리츠 중 올 상반기 배당금을 줄인 곳은 없었다. 신한알파리츠, NH프라임리츠, 이리츠코크렙, 롯데리츠 등은 임대율이 97~100%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악화로 공실이 늘어나면 경기 민감 리츠는 배당이 꺾일 가능성도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 리츠는 환위험 노출도 주의해야 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예상 배당금 기준 연간 배당수익률이 7%대로 높은 수준이지만 환위험에 노출돼 있어 원화가치가 하락할 경우 배당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며 “결산시기마다 평가손익이 반영되는 만큼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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