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도 자산시장은 ‘위험(리스크) 투성이’였다.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장년층의 ‘노후파산’에 대한 공포가 깊어졌고, 낮아지는 출산율로 노년인구를 부양해야 하는 젊은이들의 부담이 커졌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시장에서 초과수익을 내긴 더 어려워졌다.
코로나19는 이런 세 가지 리스크에 ‘산업의 구조 재편’과 ‘거버넌스의 변화’라는 변수를 추가시켰다. 워런 버핏은 “시장이 공포에 떨 땐 탐욕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개인이 무턱대고 덤비다간 백전백패하기 일쑤다.
곽 위원은 “코로나19로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정보기술(IT) 기업의 중요도가 더 올라갔다”며 “수억,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제조 설비가 한순간에 필요없어질 수 있게 된 반면 IT 플랫폼은 순식간에 100%, 1000%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기술주 주도의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데 비해 제조업 중심의 유럽 증시는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곽 위원은 IT섹터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산업, 바이오 및 헬스케어 등을 유망 분야로 제시했다.
곽 위원은 “코로나19 국면에서 각국은 거의 무제한적인 양적완화를 하다시피 했다”며 “‘공공자본주의’라는 단어가 언급될 만큼 강화된 국가 기능이 자산시장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SRI(사회책임투자) 기여도가 큰 기업도 주목할 필요성이 크다.
곽 위원은 100세 시대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자산관리 원칙에 대해 “공부하고,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이어 “포트폴리오 투자와 정기적인 자산 재조정(리밸런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리밸런싱을 통해 당초 계획한 자산 비중만 잘 유지해도 자연스럽게 저가매수, 고가매도를 반복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은 투자의 기본으로 꼽혔다. 투자 차익에 대한 과세가 예고된 가운데 ‘똑똑한 절세상품’은 더욱 소중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