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의 위력…KPGA 오픈 첫날 이글만 31개 쏟아졌다

입력 2020-07-16 17:40   수정 2020-07-17 03:26


16일 ‘한국프로골프(KPGA) 오픈 with 솔라고CC’ 1라운드가 열린 충남 태안군 솔라고CC 라고코스(파72·7265야드). 13번홀(파5) 그린에 들어선 김민규(19)가 친 7m 거리의 이글 퍼트가 같은 조 김주형(18)이 ‘들어가라’고 외치자 홀에 떨어졌다. 공동 9위를 달리던 김민규는 이글을 잡으며 단숨에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골프팬들은 리더보드를 보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김민규가 2타 줄인 게 아니라 5점을 얻은 것으로 기록됐기 때문. 국내 최초로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열린 대회에서 팬들은 변동폭이 큰 순위표에 적응하기 바빴다.
10대 천재 돌풍 다시 부나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은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는 -3점으로 처리돼 18홀 성적을 합산한다. 버디나 이글 가중치가 크기 때문에 과감한 공격 골프를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선수들은 파5홀에서 과감하게 2온을 노렸다. 쏟아진 이글만 31개. 이는 2009년 발렌타인챔피언십 1라운드 때 작성된 한 라운드 최다 이글(27개)을 뛰어넘은 수치다.

올 시즌 KPGA 투어를 뒤흔들기 시작한 ‘10대 돌풍’은 ‘공격 골프’에서도 이어질 조짐이다. 이번 주인공은 김민규. 지난주 열린 KPGA 군산CC오픈에서 김주형에 밀려 준우승을 거둔 그는 이날 버디 8개 이글 1개를 낚으며 19점을 기록했다. 15번홀(파4)과 18번홀(파4)에서 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한 것이 옥에 티. 1위 이창우(27)에게 3점 뒤진 단독 2위다. 김민규는 “공격적으로 쳤는데 퍼트가 잘 떨어져 성적이 좋게 나온 것 같다”며 “대회전에 퍼터 그립을 두꺼운 그립으로 바꾼 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팬들에게는 생소하지만 김민규는 ‘최연소 신기록 수집가’다. 2015년 중학생 때 최연소 국가대표에 오른 뒤 그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중학교를 졸업한 2017년 유럽프로골프 투어에 도전장을 던진 것. 16세 때 유러피언 3부 투어인 유로프로 투어(PGA EuroPro Tour)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자신만의 골프 해법을 찾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부터 케냐, 스웨덴 등을 떠돌았다. 3부 투어에서 2승을 거둬 상금 2위로 2018년 2부 투어인 챌린지 투어 풀시드를 얻었다. 그해 5월 챌린지 투어 D+D리얼체코챌린지에서 우승해 유러피언 투어 1·2부를 통틀어 역대 최연소 우승 신기록(17세64일)을 세웠다. 김민규는 “시드가 없어 대회마다 예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좋은 성적을 거둬 다음 대회는 마음 편히 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동 덜 걸린 ‘원조 돌풍’ 김주형
개막전 연장전 통한의 준우승에 이어 지난주 KPGA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김주형은 이날 몸이 덜 풀린 모습을 보였다. 버디 4개를 따냈지만, 보기도 4개를 범하며 총점 4점에 그쳐 중위권으로 밀렸다. 김주형은 “2주 연속 집중하며 플레이하다 보니 체력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휴식을 충분히 취해 내일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미국프로골프(PGA)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 초청받은 사실도 털어놨다. 김주형은 “너무나도 좋은 기회라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면서도 “미국에 다녀오면 자가격리 기간도 있고 해서 지인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 엔트리 확정 때문에 다음주까지는 결론을 내릴 생각”이라고 했다.

주니어 시절 ‘골프 천재’로 기대를 모았던 이창우(27)는 보기 없이 버디 11개를 쓸어담아 22점으로 단독 1위에 올랐다. 2018년 상금왕 박상현(37)이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16점을 적어내며 선두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태안=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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