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로봇'에 꽂힌 이유

입력 2020-07-17 12:52   수정 2020-07-17 17:15


노동 집약적인 건설업계에 '로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로봇들은 공사현장은 물론 건설사들의 결과물인 아파트에도 도입되고 있다. 로봇은 현장 근로자들의 일을 보조하는 한편, 대신하는 역할까지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현장에서 위험을 줄이거나 현장 상황을 정밀하게 점검하는데 투입된다. 아파트에서는 입주자들의 편의를 높여주고 생활환경을 개선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4족 보행 로봇인 ‘스팟 (SPOT)’을 성남의 아파트 공사 현장과 서울의 공연장 공사 현장에 실제 활용하고 있다. 스팟은 위험한 건설현장을 누비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수집된 데이터는 GS건설이 기존에 활용 중인 스마트 건설 기술인 3차원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건물정보 모델링) 데이터와 통합해 후속 공사인 전기와 설비 공사와 간섭 여부 확인과 안전관리계획 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스팟은 2015년 처음 개발됐으며, 지난해 출시한 4족 보행로봇 버전은 장애물이나 험악한 지형에서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다. 라이다(LIDAR) 장비, 360도 카메라, 사물인터넷(IoT)센서 등을 달고 현장을 오가고 있다. GS건설은 효과가 있다고 보고 스팟에 다양한 IoT센서를 장착해 위험구간의 유해가스 감지, 열화상 감지 등을 통한 건설현장 안전관리에도 써먹을 예정이다.

현대건설도 계열사인 현대로보스틱스와 손 잡고 다양한 곳에 로봇을 투입할 예정이다. 양사는 양해각서를 통해 ▲ 건설 현장 작업용 로봇 개발 ▲ 모바일 서비스 로봇 사업 ▲ 현장건물 내 자율주행 핵심 기술 개발 ▲ 중장기 사업 추진 전략 등 건설 산업에 최적화한 로봇 기술 경쟁력을 높여나가는데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건설 현장 작업용 로봇은 현장에서 앵커링 작업(드릴로 구멍을 뚫는 작업), 페인팅, 용접, 조적 등에 접목될 예정이다. 로봇이 작업장 내 환경과 장애물을 스스로 인식, 작업 위치까지 최적 경로로 이동하는 등 로봇 자율주행용 최신 SLAM 기술은 고도화한 3D SLAM 기반의 ‘자율주행 통합 소프트웨어(SW)’를 공동 구축할 계획이다. 아파트·오피스 등에서 입주 고객들에게 택배 운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 로봇’ 사업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한화건설도 로봇 서비스를 위해 배달의 민족으로 알려진 우아한형제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일명 ‘FORENA(포레나) 배달로봇 서비스'다. 실내 배달로봇 서비스는 공동현관까지 배달된 음식을 로봇에 전달하면, 자율주행기능을 통해 주문 세대로 전달해 준다. 배달로봇은 무선으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층을 선택하며, 사전에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동동선을 결정한다. 음식이 도착하면 주문자에게 휴대전화로 알려준다.

한화건설은 신축 공동주택 중에서는 ‘포레나 영등포’에 적용할 예정이다. 내년 2월에 준공되는 이 아파트는 배달로봇이 이동할 수 있도록 턱의 단차를 없애고, 모든 여닫이문을 자동문으로 교체했다. 로봇에 포레나 원패스키(One-Pass Key)를 탑재해 자유로운 이동환경을 구축했다. 아파트 입주민이라면 배달원의 호출이나 대면 없이 로봇이 알아서 배달을 해주게 될 전망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래미안 단지에 커뮤니티시설 안내와 예약 등을 도와주는 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다. 로봇은 자율주행과 음성인식 등의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탑재했으며, 커뮤니티시설 내부를 돌아다니며 시설 안내와 예약을 지원할 예정이다. 커뮤니티 로봇은 음성인식 디스플레이 기능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입주민들의 커뮤니티시설 이용을 돕고 가벼운 짐도 나를 수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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