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 서비스와 가전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상조결합상품에 가입했다 중도 해약해도 가전제품 할부금은 끝까지 완납해야 하지만 업체들이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소비자원이 2017~2019년 접수된 상조 결합 상품 관련 소비자 상담 643건 중 내용이 확인된 554건을 분석한 결과, 상조 결합 상품 중도 해지 시 결합제품 비용을 과다하게 공제하는 등 ‘해지 환급금 불만’이 45.1%로 가장 많았다. 상조 가입과 제품 구매가 별개 계약이라는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데다 계약 초기 월 납입금 대부분이 가전제품 할부금에 해당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상조 결합 상품 판매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율 준수 지침인 ‘선불식 할부 거래에서의 소비자 보호 지침’에 따라 상조 서비스 가입과 가전제품 구매가 별개의 계약임을 설명해야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상조 결합 상품 12개 중 이를 명시한 계약서는 3개뿐이었다.
또 12개 상품의 계약 기간 초기(2~5년) 총 월 납입금 대비 순수 상조 납입금의 비율은 0~37.4%였고, 10% 미만인 상품은 7개였다. 이 때문에 계약 초기에 해약하는 경우 상조 서비스 불입금이 적어 환급받을 금액은 거의 없지만, 이미 구매가 완료된 가전제품에 대한 할부금은 계속 내야 해 소비자의 불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또 가전제품 판매업체 6곳 중 4곳은 공정위 지침에 반해 상조 상품을 적금이나 보험 등으로 설명했다. 일부 사업자는 지원·할인금을 ‘선이자’ 등으로 표현해 소비자가 상조 서비스를 금융 상품으로 오인하게 했다.
상조 결합 상품에서 판매하는 가전제품 가격이 시중가보다 비싼 경우도 다수 발견됐다. 상조 결합 상품에 포함된 TV는 9개 상품 중 7개가 온라인 판매가(중앙값)보다 20.9~172.6%, 냉장고는 9개 상품 중 7개가 23.1~120.8% 더 비쌌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상조 결합 상품 사업자에게 계약서 및 홈페이지에 주요 계약 내용을 명확히 고지하고, 가전제품 판매원이 상품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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