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진 기자
김향훈 법무법인 센트로 대표변호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하자에 대해서 주민들이 소송을 좀 건설사에 하고 싶다 그러면 뭐부터 좀 준비를 해야 하나요?
▷김향훈 변호사
사실 원칙적으로는 입주민, 그 소유자가 시행자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야 하는데 이제 개개인들이 하기 어려우니까 입대위에서,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모아서, 위임받아서 하게 되는 것이죠. 입대위에다가 개별적인 뭐, 101동 1, 2, 3, 4호 소유자들이 다 채권양도서를 써야 합니다.
▶전형진 기자
채권양도?
▷김향훈 변호사
내가 시행자, 또는 그를 대리한 시공자에 대해서 같이 청구할 수 있는 하자보수금 청구권을 입주자대표회의라는 단체에 넘겨요. 수백명이 각자 소송하기는 매우 곤란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다해서 입주자대표회의가 그걸 다 받아서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거 할 때 인감도장 찍어서 뭐해라 할 때 이걸 왜 해야 되느냐 하는데 너무 크게 신경쓰실 필요 없고. 해주셔야만 합니다. 그래서 넘기셔야 됩니다.
▶전형진 기자
그렇게 해서 그냥 소송만 바로 걸면 준비는 끝난 건가요?
▷김향훈 변호사
어디가 어떻게, 주차장에 바닥이 뭐가 뜨거 차단기가 어떻고, 폭이 잘못돼 있고, 싱크대가 뭐가 안 돼 있고 이런 건들을 하나하나 법원에서 감정인이 나와 조사해야 하는데. 법원 감정인이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여기가 잘못됐고, 다 이렇게 신경쓰지 않잖아요. 그래서 우리의 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는 하자진단업체, 또는 건설기술전문가가 사실은 우리의 돈으로 직접 써서 그분들이 다 챙겨야 합니다.
다 체크해서 우리 나름대로의 견적을 다 뽑습니다. 뽑아서 여기가 이렇게 잘못됐습니다, 라고 법원에 제출해야 하죠. 그럼 법원에서 선정된 감정인이 나와서 거기도 볼 것이고 미리 보고서가 제출돼서, 101동은 이게 문제라고요? 별 거 아니네, 이렇게 할 수 있게끔 미리 하자진단업체의 도움을 받아서 미리 제출하는 게 좋은데요. 그 미리 돈 들이는 게 그게 한 몇 억 돼요. 1억~2억. 그 돈을 내야 합니다.ㅎㅎ
▶전형진 기자
하기 힘든 구조네요 좀.
▷김향훈 변호사
돈을 벌려면 돈을 써야 해요. 하자를 보수하기 위해서도 돈을 써야 해요. 이 세상에 돈 안 쓰고 되는 일이 있습니까. 그래서 거의 다 이렇게 이뤄집니다. 변호사가 알아서 자기 돈을 내고 소송을 합니다.
법원에 내는 인지대 송달료, 하자진단, 이런 거 다 변호사가 알아서 합니다. 변호사가 자기 돈 투자합니다. 한 1억~2억을 투자하죠. 끝까지 소송해서 시행사나 시공사에서 돈을 받죠. 거기서 한 25%, 이 정도 받습니다. 거기서 자기 비용 충당 다 하고 가져가는, 그런 형태가 됩니다. 그러니까 착수금 무료에 성공보수조로. 왜냐, 이 소송은요. 거의 승소합니다.
▶전형진 기자
아..
▷김향훈 변호사
변호사가 완전히 박살내지 않는 한 거의 승소해요. 얼마가 됐든 받아요. 시간이 한 3년, 2~3년 걸려서 문제지 언젠가는 회수하는 돈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시장 구조 자체가 이렇게 다 형성이 돼버렸어요.
▶전형진 기자
그래서 좀 큰 돈을 투입하실 수 있는 거네요.
▷김향훈 변호사
그렇죠. 그래서 이쪽 전문 변호사는 돈도 있어야 해요. 변호사도 돈이 있어야 돈을 벌어요.ㅎㅎ 또 변호사한테 송달료나 하자진단업체, 이 비용을 대주는 또 투자자가 있습니다.ㅎㅎ
▶전형진 기자
ㅎㅎㅎ낙수효과가 있네요.
▷김향훈 변호사
변호사는 앞으로 2~3년 하면 분명히 돈이 언젠가 나온다는 거 알기 때문에 빌려서, 자기 집 담보해서.. 진짜 그런 사람 있어요. 이 변호사가 자기 집 팔아서, 집 저당잡혀서ㅎㅎ 다 했어요. 왜냐 몇 년 지나면 이게 돈 된다는 거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 열심히 해서 돈을 버셨다는 얘기도 있고. 그러다가 한 군데가 좀 삑사리가 나가지고ㅎㅎㅎ
▶전형진 기자
ㅎㅎㅎㅎ
▷김향훈 변호사
소송 잘못 걸었어요.ㅎㅎ 잘못 걸다가. 과거에 판례가 이런 적이 있었는데 판례가 바뀌거나. 어떤 곳은 꽝 되고. 어떤 데는 변호사가 자기 비용 한 1억~2억 넣었는데 안 돼요. 그래서 안 되는 경우도 있다는, 그런 슬픈 전설도 있어요.
▶전형진 기자
ㅎㅎㅎ
▷김향훈 변호사
그리고 또 시공자 입장에서도요 어차피 시공을 잘하든 못하든 무조건 또 소송은 들어온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어요. 기획소송을 하는 악질, 저질 변호사들의 꾀임에 넘어가서 아파트 입주자들이 지금 소송을 벌이고 있다, 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걸 막을 수가 없으니까 아예 그러려니 생각하고 그걸 감안해서 공사단가를 받아내는, 어차피 나중에 뜯기니까.ㅎㅎㅎ 조합장님하고 어차피 나중에 뒤로 뜯기는 상황이ㅎㅎ 그러니까 공사단가를 또 업시키는, 이런 서로 또 못 믿어서ㅎㅎㅎ
▶전형진 기자
ㅎㅎㅎㅎ
▷김향훈 변호사
불신사회가 낳은.. 그 사이에서 변호사만 좋은 일 하는.. 아니 저희도 힘들어요. 그러니까 이건 성공보수가 비율이 조금 높습니다. 다른 소송은 비율이 10% 되는데 이건 17~20% 이렇게 올라갑니다. 25% 되는 경우도 있고. 그런데 그 돈을 아파트 입대위 회장님이 바뀌시면 또 안 줍니다.ㅎㅎㅎ 또 소송 걸어야 돼요.
▶전형진 기자
ㅎㅎㅎ
▷김향훈 변호사
아니 아파트 회장님 바뀌셔서 당신 왜 이렇게 성공보수 비율이 높냐. 다른 데는 7~10%라는데. 아니 이게 웬 말이죠. 변호사가 투자해서 하는 겁니다, 그렇게 설명을 해도 깍자고 합니다. 그래서 깎이고, 소송하고. 그래서 어떤 아파트는요, 자, 하자보수를 할 변호사를 선정하겠습니다, 해서. 입찰조건에요 과거에 다른 입대위를 상대로 소송을 걸지 않았을 것.ㅎㅎ
▶전형진 기자
아, 이게 출신성분을 따지네요.
▷김향훈 변호사
참, 이게 살기가 힘듭니다. 왜 이렇게 우리나라 사회가 살기가 힘든지, 정말..
▶전형진 기자
어쨌든 핵심은 지지 않는 게임이다.
▷김향훈 변호사
하자소송 일단 하면 무조건 남습니다. 또 최근에 중요한 건 방화문입니다. 방화문이란 게 현관문을 말하는 겁니다. 불이 났을 때 오랫동안 버틸 수 있어야 돼요. 최소한 뭐 30분, 1시간은 버텨줘야 한단 말입니다. 그 정도로 내성 있는 방화문을 써야 하는데 시공사들이, 어차피 불이 잘 안 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수준미달의 방화문을 설치합니다.
▶전형진 기자
검증할 방법도 없..
▷김향훈 변호사
없죠. 그래서 요즘 하자보수할 때 방화문 자체만, 일부러 문을 또 떼서 거기에 불을 또 냅니다. 몇 시간을 버티는지도 시험을 해요. 그렇게 해서 여기에 대한 금액을 산정해서 하자보수로 청구하면 그것도 꽤나 큽니다.
▶전형진 기자
그런데 문제는 입주민들은 이렇게이렇게 하자고, 불량이에요, 라고 주장을 하지만 어디까지가 하자로 인정될지는 또 모르는 거 아닙니까.
▷김향훈 변호사
뭐가 하자인지는 두 가지로 봅니다. 원래 계약서하고 다른, 시공이 됐을 때. 그리고 원래 계약엔 없지만 물건이 갖고 있어야 할 통상적인 수준에 미달된 경우. 그걸 객관적 하자라고 하고요. 계약서와 모양이 다르게, 차이가 나는 걸 주관적 하자라고 합니다. 하자 판정의 기준도면이 대법원 판결 상 준공 도면이 됩니다.
▶전형진 기자
자, 그런데 아까 소송이 몇 년 걸린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그 소송 진행하는 동안 보수 안 하고 계속 방치를 해둬야 하는 건가요?
▷김향훈 변호사
현물로 보수하느냐, 돈으로 보수하느냐 그런 차이가 있는데. 지연되는 것은 약간 있긴 있지만 소송을 안 한다고 해서 해주진 않잖아요. 소송을 해야만 또 해주겠구나. 돈으로라도 해줘야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소송은 하는 게 맞습니다.
▶전형진 기자
소송 걸 수 있는 기간도 있나요?
▷김향훈 변호사
소송 걸 수 있는 하자마다 법률에서 정한 제척기간이 있습니다. 하자의 중대성을 감안해서 마감공사에 대한 하자나 교체 및 보수가 용이한 하자의 경우엔 2년, 건축 설비공사, 목공사, 창호, 조경, 이런 것들은 3년. 구조상 안전상 하자는 5년, 이런 식으로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하자소송은요. 최대한 빨리 제기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전형진 기자
김향훈 법무법인 센트로 대표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변호사님.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편집 조민경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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