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전 부인의 외도를 의심해 전 부인과 그의 동료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5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광주고법 형사1부(김태호 황의동 김진환 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58)에 대해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8월23일 오후 4시20분께 전남의 한 주택과 공장을 잇따라 찾아가 전 부인 A씨(57)의 동업자 B씨(65·여)와 직장 동료 C씨(67)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2019년 3월 A씨와 이혼했다. 이혼 전 박씨는 A씨가 B씨와 함께 공장을 공동 운영하면서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생각해 B 씨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일 박씨는 A씨와의 재결합을 희망하며 공장을 찾아갔으나, A씨가 남성들과 술 마시는 모습을 발견하고 발끈했다. 직장 동료 C씨가 옆에서 화를 내자 A씨와 C씨가 바람을 피운다고 생각한 박씨는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박씨는 공장을 떠났다가 C씨의 집을 찾아가 흉기로 옆구리와 등을 찔러 상처를 입혔다. 이후 다시 공장으로 가 B씨의 복부와 어깨 등을 찔러 8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
전 부인 A씨에게도 흉기를 휘두르려 했으나 A씨가 인근에 숨어 미수에 그쳤다.
재판부는 "박씨는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지만 범행 전 언쟁과 피해자들과의 관계, 치명적인 흉기를 차량에 휴대하고 멀리 떨어진 피해자의 주거지와 공장을 차례로 찾아가 공격한 점 등을 보면 계획적 범행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박씨가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은 이미 원심에서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이고, 달라진 점을 찾아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던 피해자들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계획하고 실행했다. 범행이 미수에 그치기는 했지만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의 위험성, 공격 부위 등을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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