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제품'이란 콘셉트로 '신(新)가전'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LG전자가 빠르면 이달 말 가정용 식물 재배기를 내놓는다. 재배과정을 자동화해 집에서 간편하게 신선한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마이 가든', '홈가닉', 'L 가든', '홈그루', '홈싹' 등 'LG 식물 재배기(가칭)'와 관련된 다수의 상표명을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 등록했다. LG전자가 포스코강판 등과 협업한 이 신제품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3분기 안에는 출시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국내 일부 중소·중견 기업들이 소형 식물재배기를 출시한 적은 있지만 대기업이 내놓는 것은 LG가 처음이다. LG전자는 연초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0에서 계절과 상관 없이 집에서 간편하게 다양한 식물을 키울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식물 재배기 내부의 선반에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을 닫기만 하면 자동으로 채소 재배가 시작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냉장고의 인버터 기술, 정수기의 급수 제어 기술, 에어컨의 공조 기술, 발광다이오드 (LED) 파장 및 광원 제어 기술 등을 식물재배기에 활용했다.
이러한 원리를 통해 별다른 관리 없이도 재배기가 스스로 채소의 발아와 성장에 적합한 최적의 온도를 자동으로 제어, 유지하며 신선하고 깨끗하게 필터링 된 공기를 공급하는 등 작물을 키우는 데 필요한 요소를 자동으로 조절해준다.
변수가 많은 야외 날씨 대신 LED 조명이 파장과 광량을 조절해 집에서도 채소의 광합성에 부족하지 않은 일조량을 제공하고, 채소 성장에 필요한 물을 알아서 공급도 해준다.
또 줄기의 성장을 돕기 위한 바람도 넣어준다. 스마트폰 앱 'LG 씽큐'를 통해 채소의 성장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간편하게 제어할 수도 있다. 채소를 재배하는 각 단계마다 유용한 정보와 수확시기 등도 알 수 있어 편리하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외관상으론 냉장고를 닮은 LG 식물 재배기는 상추, 케일 등 20여 종의 채소를 키울 수 있다. 씨앗과 토양, 비료 등 채소를 키우는 데 필요한 여러 요소들이 패키지 형태로 들어 있는 일체형 씨앗을 넣으면 재배가 시작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은 세계 식물 재배기 시장이 오는 2022년 약 22조2700억원(18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역시 식물 재배기를 개발하고 출시일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가 식물 재배기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백색가전 대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신가전에 새로운 먹거리가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앞서 LG전자는 '스타일러'라는 신개념 의류관리기를 선보였고, 국내에 생소한 건조기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최근에는 가정용 수제 맥주 제조기 LG 홈브루도 내놨다. 송대현 LG전자 H&A 사업본부장은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바뀌면 기존에 없던 제품이 나와야 한다"며 "5~10년 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하고 그에 걸맞은 제품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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