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you don't want discount?(그래서, 할인을 원하지 않아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제프 매너링 아우디 부문 사장은 고무줄 할인 논란과 프리미엄 이미지 훼손에 관한 한경닷컴의 질문에 이 같이 답변했다. 다소 도발적인 이 답변에는 아우디의 역할은 가격이 아닌 사용자 경험 확대에 있다는 원칙이 담겼다.
지난 14일 아우디 코리아는 강원도 홍천 세이지우드에서 ‘아우디 미디어 익스피리언스’ 행사를 개최하고 전기차 e-트론을 비롯해 S6, S7, S8 L, Q3 스포트백 등을 선보였다. 매너링 사장은 서울에서 e-트론 55 콰트로 모델을 직접 몰고 행사장에 방문해 아우디의 현황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아우디는 국내 신차를 선보이며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앞두고 있던 Q7 모델 할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은 기자회견을 통해 아우디가 '한정 수량' 등의 문구를 내세워 Q7을 할인가에 판매하고는 이후 할인률을 2배로 높여 기존 구매자들을 기망했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이후로도 일부 모델들이 높은 할인율로 입소문을 탔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는 아우디가 신차 출시 후 점차 할인율을 높이는 브랜드라는 인식도 생겨났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아우디에 있어 반가운 일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매너링 사장은 "대략적인 MSRP(권장소비자가격)는 정하고 있다. MSRP에 저촉하지 않는 선에서의 할인은 딜러사의 재량"이라며 "딜러사의 가격 정책에 개입하는 것이야 말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딜러사의 세부적인 가격 정책에 아우디가 개입하지 않는다고 재차 천명한 것이다.
이어 "현금구매, 할부, 리스 등 구매 방법에 따라서도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 딜러사들 모두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딜러사가 소비자의 구매 방법에 따라 각기 다른 할인율을 적용하지만, 출혈 수준의 무리한 할인은 없다는 설명이다.
대신 아우디는 전 세계에 선보인 신차의 국내 출시 시점을 앞당기고 고객들이 자사 차량을 더 많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디젤게이트 여파로 국내 인증이 모두 취소됐던 아우디는 유럽에서 선보인 신차를 2년 넘어서야 한국에 공개하는 등 신차를 제때 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자연스레 아우디의 경쟁력 하락 요인이 됐다.
매너링 사장은 "아우디가 힘든 시간을 보냈던 일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재인증 등의 과정을 거치며 신차 출시가 늦어졌다. S7의 경우 유럽에서 출시하고 2년 반이 지나서야 한국에 들여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우디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제품 라인업을 회복하고 신차 출시 시차를 계속 줄여나가는 일이었다"며 "유럽과의 시차는 줄어들고 있다. Q7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나 이번에 선보인 e-트론은 6개월 내외로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과의 신차 출시 격차가 줄어들며 판매량도 늘었다"면서 "이전에는 경쟁에서 아예 배제됐다면 이제는 '독 3사' 게임에 다시 합류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격차가 크긴 하지만, 이들 브랜드의 대안으로 검토될 수준까지는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또 "신차 출시 시점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이 아우디의 신차를 보다 쉽게 만나볼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매너링 사장은 "신차 공개가 언베일링 행사로 충분하다는 생각은 1960년대에나 통용됐을 것"이라며 "앞으로 2개월 가량 전국 로드쇼를 진행해 소비자들이 시승을 통해 차량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차량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 불편 최소화에도 아우디가 앞장선다. 매너링 사장은 "현재 A6 리콜이 진행 중이다. 아우디가 선제적 대응에 나섰고 딜러사들도 잘 따라와주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불편을 잘 처리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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