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타도 위해 中가전-日디스플레이 업체 손잡았다"

입력 2020-07-20 16:26   수정 2020-07-20 16:28

"기술유출 위험에도 中기업 손 잡는 도박 벌여"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 JOLED가 지난달 중국 최대 가전사 TCL로부터 자금 출자를 받기로 결정한 것은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서라고 20일 일본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산케이는 이날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 "JOLED가 삼성을 타도하기 위해 기술유출 위험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과 손을 잡는 '도박'을 벌였다"며 "세계 디스플레이 패널시장이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이같이 전했다.

JOLED는 지난 2015년 일본 경제산업성 주도로 소니·파나소닉 등 기존 업체들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부를 분리·통합해 만든 회사로서 경산성이 관리하는 민관합작펀드 '산업혁신투자기구'(INCJ)가 최대 주주다.

그러나 JOLED는 지난달 중국 TCL 산하 디스플레이 제조사 화싱광전기술(CSOT)로부터 200억엔(한화 약 2200억원) 상당의 자금 지원을 받는 대가로 지분 10.76%를 넘겨주기로 결정해 관심을 모았다.

JOLED가 TCL과 자본 업무 제휴를 발표한 가장 큰 요인은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해서다.

미국 조사기업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세계 디스플레이 패널 설비투자는 올해 OLED가 액정패널을 제쳤다. 2021년 이후에는 OLED가 80% 이상을 차지하며 패널 시장의 주인공이 교체될 전망이다.

이미 삼성은 지난 3월 TV용 액정패널 생산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액정 대신 독자적인 새로운 OLED 개발양산을 위해 13조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 애플 스마트폰인 아이폰용 OLED를 거의 독점하고 있는 삼성이 스마트폰에 이어 TV를 위한 OLED에도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특히 일본 측은 OLED 사업이 과거 반도체, LCD 패널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신문은 "일본의 전기산업은 1990년대까지 반도체와 액정패널에서 세계 톱 그룹을 달리고 있었다"면서도 이후 "거액을 투자하는 삼성 등 한국의 재벌계 기업과의 설비투자 경쟁에 지면서 히타치 제작소와 NEC 등이 차례로 사업 철수로 몰리게 된 쓰라린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JOLED가 선택한 것은 자금력이 있는 다른 기업과의 제휴로 (한국의) 거액의 투자 리스크를 피하는 것"이라며 "한국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 그 라이벌인 중국 기업과 손을 잡는 선택이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JOLED는 TCL과의 자본업무 제휴 발표 뒤 곧바로 '삼성이 OLED 패널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과 독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압박에 나서는 등 견제 행동을 개시했다.

그러나 산케이는 미 애플사가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 신기종 시리즈 모두에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진 점을 들어 "(향후 시장동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 애플"이라며 "애플의 조달처에 JOLED가 포함될 경우 TV용을 포함한 사업 전개에도 큰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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