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심지어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는 방법까지 바꿔놓았다. 단순히 보고, 먹고, 느끼던 즐거움이 아닌, 힐링과 치유를 통해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여행이 대세가 됐다. 일상이 변해도 여행은 여행. 보다 세심하게 방역에 힘쓰고 서로를 배려한다면 행복한 여름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수국이 만발한 제주로 지친 일상을 위로받으러 떠나보면 어떨까? 제주여행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제주관광정보사이트 비짓제주에서 찾을 수 있다.
은은한 편백나무향을 느끼며 숲길 산책
‘머체왓숲길’은 서귀포시 한남리에 있는 드넓은 목장 초원과 원시림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머체왓’이라는 말은 제주어로 ‘돌이 엉기정기 쌓이고 잡목이 우거진 곳’을 뜻하는 ‘머체’와 ‘밭’을 일컫는 ‘왓’의 합성어로, 이 일대가 돌(머체)로 이뤄진 밭(왓)이라는 데서 붙여진 말이다.
머체왓숲길에는 드넓은 목장 초원을 중심으로 삼나무숲과 편백나무숲이 길게 형성된 숲 터널이 있다. 머체왓숲길 코스 중 하나인 소롱콧길은 작은 용을 닮았다는 뜻으로 구불구불한 계곡길을 따라 난대림 지대의 숲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머체왓숲길 탐방은 방문객지원센터를 찾으면 바로 출발할 수 있다.
제주 화산섬 땅 속에서 발견한 현무암 숲
‘파파빌레’는 드넓은 공간에 다양한 제주의 땅속 현무암의 모습을 보여주는 돌을 소재로 한 관광지다. ‘파파’는 아버지, ‘빌레’는 넓게 퍼져 있는 바위를 이르는 제주어다. 파파빌레 대표가 약초농사를 하던 중 용암이 흘러간 흔적을 발견하고 수차례 돌과 흙 청소하기를 반복해 손작업으로 발굴했다고 한다. 파파빌레에서는 한반도 모습을 닮은 대규모 암반은 물론 4방신(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 모양의 암반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제주 화산섬 현무암 숲에서 나오는 음이온이 대량 방출되고 있다. 음이온은 산림 숲에 가야만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파파빌레에서도 신선한 음이온을 마주할 수 있다.
붉은 화산송이로 덮인 붉은오름 자연휴양림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은 서귀포시 남조로 주변에 있다. 붉은오름은 덮인 흙이 유난히 붉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오름 대부분이 붉은 화산송이인 ‘스코리어(scoria)’로 덮여 있다. 복수초, 단풍나무, 참식나무 등 다양한 야생식물과 노루 등 제주의 야생 동물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친환경 생태관광지일 뿐만 아니라, 목재문화체험장에서 운영하는 ‘편백 체험실’을 통해 전신 및 반신욕을 체험할 수 있다.
화사하게 동화 같은 보롬왓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 이미 유명해진 표선면의 보롬왓은 자연 속에서 힐링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봄에는 메밀꽃이 피고 초여름이 되면 보랏빛 향기의 라벤더가 피는 곳이기도 하다. 7월에는 특히 탐스러운 수국이 화사하게 피어 사람들의 발길을 붙든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카페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오른쪽 편으로 표지판이 보이는데 이곳을 따라가면 보롬왓 수국길을 만날 수 있다. 올해 처음으로 수국길을 개방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가운데 길을 따라 양옆으로 화사하게 펼쳐지는 수국길. 숲이 우거져 마치 비밀의 숲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꽃향기에 취한 꿀벌과 나비들도 만나볼 수 있다. 수국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예쁜 꽃구경만큼이나 매력적인 부분은 입장료, 주차비, 휴일이 없다는 것.
매혹적 수국이 활짝 제주한림공원
제주한림공원은 1971년 협재해수욕장 인근 33만㎡의 광활한 황무지를 개간해 야자수와 관광 식물을 심으면서 조금씩 규모가 커져 9개의 테마를 담은 대규모 공원이 됐다. 아열대식물원, 야자수길, 산야초원, 협재·쌍용·황금굴, 제주석·분재원, 재암민속마을, 사파리조류원, 재암수석관, 연못정원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월마다 축제 테마를 달리해 연간 100만여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여름에는 공원 내 이국적 풍취가 물씬 느껴지는 야자수 길을 따라가다 보면 꽃잎 하나가 수채화 붓 자국 모양을 닮은 수국이 한편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나볼 수 있다. 한림공원 수국동산에는 채도 높은 자색 수국들이 가득한데 1000여 그루의 수국과 산수국이 장관을 이룬다. 수국의 또 다른 이름 수구화(繡毬花)의 뜻처럼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은 둥근 꽃들을 마주하고 있으면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이 절로 피어오른다.
바다로 향한 꽃길 김녕리 수국길
에메랄드빛으로 유명한 김녕해수욕장 인근 수국길은 내비게이션에서 김녕교회를 검색하면 찾아갈 수 있다. 하도까지 꽤나 긴 길이로 이어져 있으며 수국 너머로 펼쳐지는 돌담과 풍력발전기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해안도로 인근으로는 종달해안도로 수국길이 더 유명하지만 좀 더 한적하게 수국을 만나보고 싶다면 김녕리로 향해보자. 수국은 여름 꽃이니만큼 제주 해수욕장과도 어울림이 좋다. 근처 관광지로는 올레길 20코스 출발점이기도 하며 고즈넉한 마을 구석구석이 멋진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이 있다. 김녕·월정 지질트레일 코스도 있으니 천천히 탐방을 하며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에서부터 해안길을 따라 김녕해수욕장에서 잠시 발을 담가보는 것은 어떨까?
제주=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