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교수가 자신을 비판하는 학생들의 인터넷 익명 게시판 글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연합뉴스는 공주대 간호학과 A 교수가 최근 학생들과의 단체 대화방에 "학생 성적평가는 교수 고유 권한으로, 누구도 터치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인터넷에 글이 올라왔다는 제보를 받았는데, 누구인지 다 알고 있다"고 적었다고 보도했다.
A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대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일부 학생들이 자신의 강의를 두고 '부적절한 평가 기준을 납득하기 어렵다'라거나 '교수님 눈치 보지 말자'라고 남긴 글에 대한 언급이다.
공주대 학생들에 따르면 이후 A 교수는 단체 대화방에서 "유언비어나 명예를 훼손하는 말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빨리 잘못을 사과하는 학생은 선처하겠지만, 여러분 모두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름방학이 시작된 뒤에는 "거짓으로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한 점에 대해 모두 수사를 의뢰했다"면서 "수사 결과 형사 처벌과 함께 학교에서도 그에 걸맞은 처벌이 이뤄질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제일 경멸하는 사람은 비겁하게 뒤에서 딴소리하는 사람"이라거나 "예의는 인성과 가정교육으로부터 나온다"라고도 했다.
특정 학생을 향한 지적도 이어졌다.
A 교수는 하루에 10여 차례나 특정 학생을 향해 "간호학과는 맞지 않으니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게 좋을 듯" "그따위 태도로는 앞으로 학교생활 하기 힘들 것" "이해력 부족이 너무 심해 가르칠 수 없고, 가르쳐도 소용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됐음에도 성적평가 항목에 수업 활동(10%)을 반영한 것을 일부 학생이 항의하면서 A 교수와 갈등이 시작됐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학생 측은 "정당한 이의 제기와 익명으로 쓴 강의평가에 대해 엄중한 책임이라는 표현을 하며 학생들을 협박하고 갑질을 했다"면서 "부적절한 표현으로 모욕감과 정신적 피해를 준 부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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